데자뷔
데자뷔
  • 박경희<수필가>
  • 승인 2016.11.13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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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 박경희

처음 와보는 장소인데도 마치 내가 자주 와본 것처럼 익숙하게 느껴질 때, 어떤 일이나 행동을 했는데 전에도 그와 유사한 말과 행동을 했던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이럴 때 참 묘한 느낌이 든다.

어? 이상하다? 전생에 내가 여기 왔었나?

이런 경험 여러 번 있는 나는 그래서 이 `데자뷔'라는 영화를 경험해 보고 팠는지도 모르겠다.

데자뷔. 몹시도 흥미로운 소재다. 심리학자들 중 일부는 데자뷔가 `소망 실현'의 수단이라고 설명한다. 내면 깊이 감춰져 있던 욕구가 돌출되는 현상이라는 것. 그런 면에서 꿈과 비슷하지만 수면 중이 아니라 깨어 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란 점이 다른 점이다.

이 영화 `데자뷔'는 양자 물리학자들이 우주의 시공 구조가 왜곡됐을 때 `평행 우주'(PARALLEL UNIVERSES)가 우연히 교차하면서 생기는 현상이 기시감일 수도 있다고 보는 이론에 토대를 두고 기획됐다고 한다.

그리고 토니 스콧 감독은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난 관객들이 이런 종류의 시간 여행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극장 문을 나서길 바란다. 또 아는가? 지금은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못했지만 미래엔 시간 여행이 정말 가능해질지…. 이런 상상력의 날개를 달 때 관객들도 우리처럼 이 이야기에 100% 몰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감독의 바람대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내가 과거에 경험했던 아니 얼마 전에도 경험했던 이런 `데자뷔'현상에 대해 정말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고객을 끄덕이게 된다.

이 영화의 스토리를 아주 짧게 소개하면 뉴올리언스의 한 부두에서 벌어진 폭파 테러 사건의 증거물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에 나간 더그 칼린(덴젤 워싱턴)은 특수 수사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지금껏 데자뷔라고 알려졌던 현상에 대한 놀라운 수수께끼를 알게 된다.

7개의 위성이 쏴주는 데이터를 기초로 정확히 4일 6시간 전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차세대 감청기술`시간의 창'은 적외선처럼 벽을 통과해서 과거의 시간을 볼 수가 있다. 일단 감청권에 든 대상의 모든 사생활이 완벽한 영상으로 생생히 공개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더그는 클레어(폴라 패튼)라는 여인의 강렬한 이미지에 이끌리게 되는데 그녀는 현재 이미 죽어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시간의 창'을 통해 본 과거의 시점에서 그녀는 부두 폭파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다. 더그는 테러로 희생된 수백 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범인과의, 그리고 시간과의 두뇌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이 영화는 초반에는 조금 지루한 듯하면서 집중력이 다소 떨어질 정도로 전개된다.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마치 내가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달리는 것처럼 숨 가쁜 긴장감이 느껴진다.

`시간의 창'을 통해 바라본 과거의 시간, 첨단 과학 장비가 만들어낸 비주얼에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몇 년 전에 봤던 톰크루즈의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났다. 그때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너무 대단, 독특, 특별한 경험이었다.

과거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서 현재를 바꾼다는 설정이 매우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그 현상을 `데자뷔'로 연결시킨다는 게 참 그럴싸하다. 맨 처음 `클레어'의 아버지가 왜 `더그'에게 클레어의 사진을 주면서 시간 날 때 꼭 한번 봐달라고 했을까? `꼭 한번 봐주게나'왜 그렇게 간곡히 부탁했을까.

우리가 평상시에 이상하게 생각했던 `데자뷔'현상에 대해 제법 그럴듯한 이론으로 맞아~맞아~ 하는 경험을 받을 수 있으니 이런 쪽에 흥미 있는 분들은 한번 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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