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길을 걷다 보면 가래를 뱉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린 사람은 어김없이 가래가 끓기 마련이다.
가래는 상기도(上氣道)로부터 폐에 이르는 호흡기의 여러 곳에서 나오는 분비물이다. 담(痰)으로도 불린다. 가래에는 숨 쉴 때 들어온 나쁜 물질이 섞여 있다. 따라서 지저분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고마운 존재다. 가래 성분은 대부분 물이며 일부 면역 글로불린과 같은 항체와 단백분해효소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성분은 호흡기 계통의 기관지 표면을 살짝 덮어줘 각종 세균이나 먼지의 침입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
가래는 기관지를 물청소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기관지의 섬모가 가래를 밖으로 끌어올리기 때문에 가래가 기도에서 목구멍으로 저절로 나오게 된다.
# 가래의 특징
건강한 사람이 하루에 분비하는 가래의 양은 10∼20cc 정도. 무의식적으로 삼키거나 호흡할 때 증발하므로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감기로 상기도나 호흡기계통에 염증이 생기면 분비물 양이 50cc 이상 많아진다. 따라서 일단 가래가 나오면 병이 생겼다는 경보일 수 있다. 가래가 아침에 많은 이유는 잠잘 때 가래를 뱉지 못해서 호흡기에 고여 있던 가래가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
또 축농증 환자는 누우면 콧물이 목구멍을 통해 목 밑으로 내려와 가래의 양이 많아진다고 느낀다. 반면 오후에 가래가 많아진다고 호소하는 사람은 평소 나쁜 공기를 많이 들이마셔 가래의 분비가 늘었기 때문.
# 가래는 삼켜도 괜찮다(?)
가래는 삼키기보다는 뱉는 게 좋다. 그러나 삼킨다고 해서 별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가래에 세균이 묻어 있을 수 있지만 위에서 대부분 죽기 때문이다.
또 삼킨 가래는 장을 지나면서 모두 분해된다. 그러나 활동성 폐결핵 환자의 가래엔 결핵균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이때 가래를 삼키면 그 세균이 장에서 자라 장결핵을 일으킬 수 있다. 폐결핵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래를 함부로 뱉어도 안 된다.
# 가래의 종류
조금씩 만들어지는 가래는 맑은 색의 점액. 하지만 담배나 공해 등 나쁜 공기를 들이마시면 색깔이 지저분해진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호흡기 감염이 되면 염증세포와 균이 가래에 섞여 나오면서 가래 색깔이 누렇게 변한다. 색깔이 병명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수주 이상 가래가 누렇게 나오면 호흡기에 질병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온다면 이유는 두 가지다. 심한 기침 후에 양이 적고 실 모양의 피가 묻어나오면 기관지염인 경우이고, 양이 많고 계속 나오면 기관지확장증 폐농양 결핵 폐암 등일 수 있다.
# 가래를 배출시키자
폐렴 등 감염으로 가래가 누렇거나 푸르스름하면 항생제를 복용하면 된다. 하지만 가래를 묽게 해 배출을 쉽게 한다고 선전하는 진해거담제는 효과가 거의 없으며 물을 많이 마시고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 등으로 습도를 높이면 좋다. 가래가 심해 저녁이나 새벽에 가래 끓는 소리와 기침을 심하게 하면 몸을 엎드리거나 옆으로 하고, 몸을 기울여 머리 쪽을 낮게 하면 증세가 호전된다.
손바닥으로 환자 가슴이나 등을 두드려 주는 것도 좋으며 기관지 벽에 붙어 있던 가래는 몸을 톡톡 두드려주면 그 진동에 의해 떨어져 밖으로 나오기 쉽다. 마사지용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도 좋다.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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