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보무사 <220>
궁보무사 <220>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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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제부터 내 호위무사이다. 각오는 되어있겠지"
5. 가경처녀와 부용아씨

글 리징 이 상 훈 / 그림 김 동 일

"당연히 받아들여야만 하옵니다. 성주님! 그런 것을 받아들였다고해서 성주님의 체면이나 위신에 조금도 해(害)가 되어질리 없습니다."

옆에 있던 율량이 고민하고 있는 성주에게 얼른 말했다.

"알았다. 우리 한벌성을 위하여 그것을 고맙게 받아가지고 요긴하게 쓰도록 하겠다."

"감사하옵니다. 한벌성주님께 그것을 전해드리지 못해 아버님은 늘 가슴 아파하셨는데 성주님께서 그 숙원을 풀어주시니 딸인 저로서는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옵니다."

가경처녀는 기쁜 듯 다시 한 번 한벌성주를 향해 정중한 예를 올렸다.

"율량! 그럼 당장 저 처녀가 사는 곳으로 달려가서 그것들을 모두 실어가지고 오도록 하게나."

"분부대로 곧 거행하겠사옵니다."

율량이 성주의 명령에 화색을 안면 가득히 띠우며 답했다.

"여봐라! 저 처녀를 데리고 가서 몸을 깨끗이 단장시킨 후 거처를 마련해 주어라."

성주의 명령에 가경처녀는 시종들을 따라 어디론가 가버렸다.

'으음음.'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을 그냥 조용히 지켜보고만 있던 부용아씨는 볼이 잔뜩 부어올랐다. 기왕이면 사내구실을 톡톡히 그리고 확실하게 해줄 만한 젊은 남자가 자기 호위무사로 되었으면 하고 은근히 바랬건만 그것이 이제 완전히 수포로 돌아가 버리자 부용아씨는 약이 바짝 오를 대로 올랐다.

'왜 하필 저런게 내 호위무사랍시고 나타나서 내 속을 발칵 뒤집어 놓는 걸까 흥! 두고 보라지. 내가 너를 달달 볶아대서 제풀에 그냥 나가떨어지도록 만들어놓고 말 터이니.'

부용아씨는 자기 처소에 돌아가서도 못내 아쉬운 듯 아랫입술을 꼭꼭 깨물어가며 몇 번이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잠시 후 깨끗이 목욕을 하고 새 의복으로 갈아입는 등 몸단장을 마친 가경처녀가 하녀들의 안내를 받아 부용아씨 처소 안으로 들어왔다.

부용아씨는 조금 전보다 훨씬 더 예쁘고 고와진 그녀(가경처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훤칠한 키에 제대로 조화있게 자리 잡은 이목구비!

그리고 모든 것들이 알맞게 탁탁 튀어나오거나 들어가 있는 몸의 굴곡선!

정말이지 같은 여자가 보더라도 홀딱 반해버릴 정도로 가경처녀의 용모와 몸매는 가히 매혹적이었다.

"넌 이제부터 내 신변을 보호해 줄 호위무사이다. 물론 각오는 단단히 되어있겠지"

부용아씨는 아직 어떻게 뭘 해야만 좋을지 몰라 엉거주춤 서 있는 가경처녀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이렇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네."

가경처녀가 고개를 조금 숙이며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런데. 으흠흠."

부용아씨는 뭔가 못마땅한 듯 이맛살을 잠시 크게 찌푸리다가 가경처녀를 똑바로 다시 쳐다보며 이렇게 다시 말했다.

"너 지금 당장 옷을 홀랑 벗어봐!"

"네에"

"어서 빨리! 자 나처럼 이렇게."

부용아씨는 마치 목욕하려는 사람처럼 입고 있던 자기 옷들을 갑자기 훌훌 벗어던지며 말했다. 가경처녀는 잠시 머뭇거리고 있다가 자기 두 눈 앞에서 완전한 알몸으로 된 부용아씨를 보자 어쩔 수 없다는 듯 자기도 옷을 훌훌 벗어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온전한 발가숭이 상태가 된 두 여인.

지금 알몸으로 된 두 여자의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면 한 여자는 키가 엄청 크고 또 한 여자는 이에 비해 키가 엄청 작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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