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시진핑이 영국에서 정말 얻고자 하는 것”
FT “시진핑이 영국에서 정말 얻고자 하는 것”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10.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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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영국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런던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19~23일(현지시간) 4박 5일간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서 가장 큰 관심을 두는 것은 ‘런던시’(런던거래소)라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자국 통화인 위안화가 국제 금융시스템의 중심지 런던에서 좀 더 큰 역할을 하도록 만들고 싶어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학 교수는 FT에 기고한 글에서 “영국과 중국 모두 런던이 위안화 거래 및 결제, 통와스와프 등을 위한 서구의 최고 금융센터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스와프 확장을 위한 시설 등 기술적인 부문 뿐 아니라 상하이와 런던 증권 거래소가 어떻게 하면 더욱 가깝게 연결될 수 있는지 연구하는 것 등이 먼 일이 아니다”며 “실제 위안화 표시 국채는 런던에서 발행될 예정이다. 이 일이 중국 밖에서 처음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FT는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이 런던에서 위안화로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하면서, 홍콩을 제외한 첫 역외 위안화 채권 시장이 개장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관련, 매그너스 교수는 “중국이 중동과 유럽, 중앙아시아를 넘어서서 정치·경제적 영향을 넓히기 위해 통상을 활용하는 계획의 일부”라면서 “지난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설립된 것은 현재까지 가장 중요한 진전이다. 영국은 중국 주도의 AIIB 합류를 선언한 첫 서방 선진국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만일 AIIB가 세계은행과 같은 브레튼우즈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면, 위안화는 미국 달러를 힘으로 이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매그너스 교수는 영국이 오랫동안 철도와 주거용 부동산, 핵발전소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투자를 받고 싶어하는 반면, 2011년 수출을 통해 외화자금이 누적된 외화보유고를 지켜보던 중국은 해외 자산에 더 많은 직접 투자를 시작하면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최근 유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베이커앤드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 동안 부동산, 식품, 금융, 에너지 영역 등으로 중국인 자금 180억달러가 유입됐다. 이 가운데 연간 투자금의 3분의1 가량을 차지하는 영국은 최대 수혜자다.

그러나 매그너스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중국과 영국간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위해 기준이 공정하게 설정된 것 같지만, 복잡한 정치적 이슈가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를 하면 지속적인 중국 자본을 얻을 얻을 수는 있으나, 유로화 표시 비즈니스가 런던에서 떠나도록 규제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 이는 국제 금융 센터로서의 런던의 능력에 손해를 미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영국 경제를 중대한 위기에 노출되게 하며, 중국과 다른 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서구적 가치’를 깎아내리는 불투명한 정치적 파트너라는 점이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부패를 청산하고 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통제를 강화하면서도 개방(Glasnost)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지난 7~9월 중국 경제는 연 6.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자와 생산, 서비스 통계 지표는 경제성장의 둔화와 예상보다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매그너스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는 개혁을 억누르고 무력감을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시진핑이 이런 조치를 멈추거나 강화한다면 큰 파동을 만날 위기를 무릅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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