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통합 1년 불구 제자리 못찾아
청주시, 통합 1년 불구 제자리 못찾아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5.06.1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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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약하고 정책자문그룹·정무라인 부재

시장과 조직 겉도는 모습 …“조정·추진력 ↓” 비판

“시장, 부드러운 성향 갈등 최소화” … 긍정 평가도
통합시 출범 1주년이 코앞인데도 청주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청주시의 컨트롤타워의 힘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훈 시장의 시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할 정책자문그룹과 정무라인의 역할부재에서 비롯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각종 현안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장기화되고 있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3월에 시작된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노사갈등은 지난 5일 병원 폐업이라는 파국으로 결말이 났다. 지난해 10월 노조원들의 시장실 점거사태 직후 노사협상 중재에 나선 시는 관련 전담팀까지 꾸렸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협상테이블을 마련해주는 선에서 그치는 무력함을 보였다. 그 무력함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시의 행정조정력 부재라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통합시 청사 신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불거진 논란 역시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통합 1주년이 되도록 청사 문제가 윤곽을 잡을 수 조차 없는 안갯속이라는 것은 통합청주시의 지지부진한 행정 추진력 내지 조정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통합 전부터 신축이 결정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이 시장이 리모델링 검토를 지시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체계적인 논리 개발이나 정책자문 없는 성급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지 오래다.

이 시장이 리모델링에 힘을 싣는 발언을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 시청 공무원들의 생각은 신축에 모아져 있다. 조직의 수장과 조직원 간 생각이 다른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과 정치적 동지인 새누리당 시의원들 조차 리모델링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현상을 감안하면 컨트롤타워 파워의 문제임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새 상징물(CI) 채택을 둘러싼 시의회 여-야, 시-시의회 야당 간 갈등도 그렇다. 시가 상징물 선정시부터 시의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더라면 이 같은 혼란정국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시 안팎의 중론이다. 결국 야당의원들과의 소통에 실패한 것이다. 이 시장 직속의 정무라인이 존재했고 제대로 가동됐다면 이 같은 오해는 없었을 것이라는 가정(假定)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밖에도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개발사업 등 산적한 현안들이 말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하고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지역의 한 인사는 “현재의 시정을 압축해 표현하자면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와 정책자문그룹, 정무라인이 없는 3무(無) 상태에서 의욕이 넘치는 이승훈 시장 혼자서 힘겹게 시를 끌고가는 모양새”라며 “시장과 조직이 겉도는 듯한 모습도 이 같은 3무 현상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 시장의 부드러운 성품은 통합시 출범후 옛 청주시민과 청원군민 간 불거질 수 있는 갈등상황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했다는 긍적적인 평가도 있다.

단적인 예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던 옛 청주시와 청원군의 45개 민간사회단체 통합작업이 비교적 순조롭게 마무리됐다는 점이다. 양 시·군 공무원이 한지붕을 쓰게 되면서 불거질 수 있는 갈등상황도 겉으로 드러나는 상황은 없다.

여러 차례 단행된 인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이 시장은 갈등 대신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여유를 보였다.

특히 오창지역 최대 현안사업이던 쓰레기매립장 조성을 업체 스스로 포기하게 한 것은 이 시장 최대의 업적으로 평가받을만 하다.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통합시 출범 1년이 다 돼도록 통합청주시가 확실하게 착근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이 때문에 통합 1주년을 기점으로 청주시가 이에 대한 깊은 성찰과 각고의 노력을 통해 통합시의 성공적인 사례로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나오고 있다.

/석재동기자

tjrthf0@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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