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사상 첫 1%대 … 0.25%p 인하
기준금리 사상 첫 1%대 … 0.25%p 인하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5.03.12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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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속속 예금·대출금리 인하 방침

`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급증 우려도

정부 관계기관 `가계부채협의체' 가동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다. 은행권의 예금·대출금리가 잇따라 인하될 전망이다. 특히 정기예금 금리는 1%대로 고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00%에서 0.25%p 내린 1.75%로 확정했다. 이는 사상 최저수준이다.

금통위의 이번 결정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로 경기부양 필요성이 높아진데다 세계 각국의 잇단 금리인하에 따른 ‘글로벌 환율전쟁’ 여파로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하락에 힘입어 대출 수요도 늘어나고, 전셋값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가 전셋값을 관리하겠다고 했지만 금리 인하로 전셋값 관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가계소비가 늘고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경기를 부양할 것을 기대했겠지만 가계부채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권은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2% 초반대의 예금상품을 출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인하조치로 시중에서 2%대의 정기 예·적금 상품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1.90%대의 S드림정기예·적금과 국민슈퍼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한 가운데 △기업은행 흔들어예금(2.05%) △우리은행 유후정기예금(2.00%) △하나은행 예금 e플러스(2.00%) 등의 금리 인하도 불가피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된 만큼 예·대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하 폭과 시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결정 밖에 있는 대출금리 역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는 코픽스(COFIX)를 따라 움직인다. 코픽스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기준으로 은행 수신금리를 가중 평균해 산출하는 것으로 은행연합회가 공시한다. 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08%를 기록해 왔다.

은행권은 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 축소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등 정부 관계기관, ‘가계부채협의체’ 가동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국토교통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가계부채 관리협의체’가 출범한다.

정부는 12일 가계부채에 대한 현황과 인식을 공유하고 안정적 관리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기 위해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를 구성·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는 이미 지난해 말 1000조원을 넘어섰다.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계부채 관리협의체’는 이에대한 조치다.

이번 협의체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제안에 대해 기재부·한은 등 정부 관계기관이 공감을 표시하면서 신설됐다.

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가계부채는 금융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계기관 간 가계부채에 대한 시각이 조금씩 다른데 공동의 인식과 노력이 필요하며 같은 시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보자고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가계부채는 통화당국, 재정당국, 감독당국 다같이 노력해야 할 문제”라며 “가계부채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가계부채 총량 조정보다는 미시적·부분적 분석·관리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히 상가, 토지담보대출 등 2금융권의 비(非)주택대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대출구조 개선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 △금융권 심사관행 개선 방안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농협은행 충북본부 박종윤 차장은 “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에 적정이자 수익마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반면 저금리로 가계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전셋값 또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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