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요” 속태우는 후보들 “누구신지” 시큰둥한 유권자
“부탁해요” 속태우는 후보들 “누구신지” 시큰둥한 유권자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5.03.05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탁선거법상 선거운동 제한 … 유권자들 관심 `뚝'

“유세도 못하고 … 현직 프리미엄도 전무” 불만고조

3·11동시조합장 선거 투표일을 6일 앞둔 정월대보름인 4일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과 북이면에서 ‘외로운 늑대’처럼 홀로 내수농협 조합장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자들을 만났다.

이날 청원구 북이면 석성2구 노인회관에는 기호 2번 민병천 후보(76·내수농협 조합장)와 기호 3번 변익수 후보(59·다농식품 대표)가 동시에 40여명의 조합원들 손을 꼭잡거나 윷놀이를 함께 하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1년 내수농협 선거에서 맞붙었던 맞수다. 당시 선거에서 민병천 후보가 1250표를 얻어 1124표를 얻은 변익수 후보보다 불과 26표를 더 득표해 당선됐었다.

3년 만에 다시 리턴매치에 임한 그들은 겉으로는 웃지만 석성2구 노인회관에서 인사를 마치자 마자 한 명의 조합원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각자 바쁜 걸음을 옮겼다.

민 후보는 “사진찍을 것도 없어. 빨리 다른데 가봐야 혀”라면서 기자를 재촉하면서도 윷을 던지는 포즈를 취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변 후보도 회관에 있는 조합원들의 손을 꼭 잡으면서 “어르신, 이번에는 제대로된 조합장이 내수농협을 이끌어야 해유”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기호 1번 이종성 후보(56·전 청원군의원)를 오일장이 열린 내수장터에서 만났다. 이 후보는 장을 보러온 조합원들의 손을 빼놓지 않고 잡으면서 “제가 조합원님들을 잘 모실 수 있도록 꼭 찍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이 후보는 벼와 콩 전량수매, 로컬푸드매장개설, 원로조합원 상품권 지급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민 후보는 콩선별기 설치, 땅콩 특화소득 작목반 육성, 특수미 작목반 운영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변 후보는 행복나눔 재단 및 복지기금 조성, 100시대 맞춤 복지서비스, 직거래장터 상시개설등을 공약했다.

그러나 타들어 가는 이들의 마음과 달리 2801명의 선거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워낙 잦은 선거에 노련(?)해졌기도 하지만 선거분위기 자체를 찾기 어려운 것도 유권자의 관심을 멀어지게 한것 같았다.

위탁선거법상의 선거운동 제한에 대한 후보들의 불만은 아주 컸다. 한 후보는 “지방선거와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유세도 못하고 현직 프리미엄도 없으니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선관위와 경찰 등 사법기관은 내수를 주목하고 있다. 충북도내에서 가장 치열한 선거구중 한 곳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날 충북도내 조합장 후보 219명은 가족의 도움도 없이 발로 뛰고, 전화를 붙들고, 명함을 돌리며, 짧은 대보름의 하루를 보냈다.

/안태희기자

antha@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