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터 풍경
배움터 풍경
  • 변정순 <수필가>
  • 승인 2014.06.29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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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변정순 <수필가>

싱싱한 은행나무 숲 사이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동감 넘친다. 점심을 먹은 후 짧은 시간을 이용해 축구를 하고 땀범벅이 된 녀석들이 수돗가에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장난치는 모습도 정겹다.

매일 아이들과 만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거의 태평성대를 누리는 것 같은 아이들도 대부분 걱정이 있다고 말한다. 어떤 아이는 성적과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의 갈등이 심해 마음이 조여 오는 모양이다. 아이들 인성은 어찌 되든 내 자식은 공부만 잘하면 최고인 줄 아는 부모님, 가뜩이나 보충수업까지 힘든 아이들은 학원으로 과외로 지친다. 꿈을 많이 꾸어야 할 아이들은 가족이 있는 집보다 밖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나쁜 환경이든 좋은 환경이든 쉽게 적응하기도 한다.

저번 날은 아이 둘이 싸움을 했다. 한 아이가 일방적으로 맞은 것이다. 그날은 맞은 아이가 원인제공을 하여서 싸웠지만, 양쪽 어머니와 서로 만나 화해하고 아이들을 이해시키고 때린 아이가 사과하도록 했다. 사과를 받았지만 그 다음 날 맞은 아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하다고 가해한 친구를 벌을 주라고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두 녀석 모두 문제였지만 단지 맞았다는 이유로 피해를 보았고 가해 아이는 벌을 받아야 했다. 은근히 사람을 약 올려 속을 뒤집어 놓는 보이지 않는 ?릿� 주먹질을 하여 보인 것이 훨씬 죄가 크기 때문이다.

요즘은 시간이 많아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 아이가 많다. 난폭한 인터넷게임을 즐겨 중독되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즐긴다. 내 새끼 최고라고 키운 아이들은 흡연과 욕설, 황금만능주의로 이기주의, 성격도 포악해지고 상대방을 괴롭힘으로 희열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다. 첨단을 달리는 우리의 세상 모습도 좋지만 이로 인해 인성이 부족해져 심각한 문제 아이들이 많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환경이나 자극에 의해 감정변화가 쉽게 오고 조절하는 능력도 부족하다. 통제할 수 없는 환경에 태어난 요즘 아이들이 참 안쓰럽기 그지없다.

학교마다 인성을 함양시키고 정서에 더 많은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가득 찼으면 좋겠다. 이를 진행하는 담담 선생님들을 밀어주고 인정해주고 믿고 도움 주는 관리자의 멋진 마인드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말라 있는 감성을 일깨워 주는 이런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는 곳도 지원금이 고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식물에게 햇볕과 물이 필요하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맘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혹시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그것을 들추고 책망하는 것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가진 끼를 찾아 잘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

시험스트레스가 많은 아이인데 단 한 명이라도 어두운 그늘을 경험하지 않고 활짝 웃는 아이들만 있는 세상이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짙어져 가는 신록처럼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구김살 없었으면 좋겠다. 싱그러운 교정의 풍경처럼 배움터 풍경도 저리 아름답기를 바래본다. 오후의 햇살이 교정의 나뭇잎을 더욱 싱그럽게 비춰준다. 올여름 신록의 생명력이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을 실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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