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연풍새재를 찾자
또다른 연풍새재를 찾자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4.04.02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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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가 오는 12일 연풍새재에서 힐링길 행사를 연다. 오랫동안 문경새재로 불리던 새재를 충북에서 연풍새재로 명명한 후 갖는 첫 행사다. 실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연풍새재가 지난해 복원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도계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고갯길 문화는 그 문화적 가치가 크다. 6개 시·도에 둘러쌓인 충북은 남북대로의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 고갯길 죽령, 새재, 추풍령이 중요한 통로역할을 했다.

조선시대 영호남지역의 선비들이 과거길로 이용했던 주요 고갯길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새재를 가장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죽령은 과거에서 미끄러진다는 속설이 있었고, 추풍령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고 해서 선호하지 않았다한다.

새재는 좀 험하기는 하지만 영남지역 선비들이 한양으로 가는 고갯길 중 가장 선호하게 됐고, 그만큼 많은 인문사회적 가치를 지닌 길이 됐다. 언제부턴가 이 새재는 문경새재로 고착됐고, 고유명사로 인식됐다. 이런 것을 충북이 연풍새재로 명명했다. 새재 과거길 문화를 이제는 충북도 공유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새재의 충북구간이 콘크리트 길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수 십 억원을 투입해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황톳길로 포장했다. 스토리텔링을 위한 여러가지 고민의 흔적도 남겼다.

이 길에 대한 중요성을 10여년 가까이 지적하고 여론에 호소해도 움직이지 않던 충북도가 문화역사, 자연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에 옮긴 것이다.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제 새로운 연풍새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바로 세워놓고 후세에 물려줘야 한다. 소백산 죽령이 그렇고 대청호오백리길 또한 비슷한 환경에 있다. 죽령도 대표적인 과거길이다. 경북 영주가 선점해 황토로 과거길을 복원한지 오래됐다. 해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있다. 반면 충북의 단양구간은 아직도 복원이 안 되고 있다.

단양 구간의 복원과 도시마케팅에 대해 오랫동안 지적해왔다. 다들 복원에 대한 인식을 하면서도 선뜻 나서지는 못한 모양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좀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연풍새재도 복원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작이 반이라고 한번 손을 되더니 복원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월악산 하늘재는 경북구간은 아스팔트길이고 충북구간만 보존돼 있다. 구간은 그리 길지는 않지만 나무 숲으로 이어진 옛길을 걷노라며 그렇게 좋을 수 없다. 하늘재 옛길을 좀더 업그레이드시키고 관광자원화하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옛 고갯길과는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청호오백리길도 고민을 해야 할 일이다. 대청호오백리길의 80%가 충북 땅이다. 충청권 광역사업으로 개발된 길이지만 엄연히 충북이 주도해야 할 사업이다. 그런데 대전이 주도하고 있다. 대전이 홍보하고 도시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자체 간 협의하고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인식하기는 대청호오백리길은 대전에서 하고 있는 현안사업이다. 이 정도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청호오백리길 문제에 대해 수도 없이 지적했지만 관련기관은 요지부동이다. 속사정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이제라도 제2의 연풍새재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조금은 귀찮고 힘이 들더라도 누군가 시작해놓고 누군가 마무리해야 할 일이다.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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