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추석표심 향배는?
40대의 추석표심 향배는?
  • 남경훈 기자
  • 승인 2012.09.25 2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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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남경훈 취재1팀장(부국장)

12월 19일 실시될 대통령 선거가 본궤도에 오르자마자 요동치고 있다.

지난 일요일 부터 발표되기 시작한 여론조사만 보더라도 여실히 드러난다.

3자 구도가 제대로 형성돼 발표된 4개 기관의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와의 양자(兩者) 대결에서 전부 뒤졌으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2개 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 판이하게 차이가 난다.

일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급기야 박 후보는 월요일인 24일 과거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들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전날 대변인의 만취 막말로 사과가 다소 희석되긴 했어도 경쟁자인 문·안 후보로 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낼 정도로 파격적이었던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사에 대한 전격적인 입장발표가 이뤄질 정도로 민심의 흐름을 급변하게 만드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우선 40대 유권자들의 변화를 꼽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흔히 40대를 '세대의 균형추'라고 말한다. 2030세대나 50대 이상층과 달리 표심(票心)의 가변성이 큰 40대의 선택이 역대 대선에서 당락의 키를 쥐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여론조사에서도 여론의 방향타 역할을 해온 40대의 표심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서 안철수·문재인 후보 쪽으로 급격히 쏠리면서 판세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대선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40대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선 승리를 거머쥐는 패턴이 이어졌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이 연령층에서 48.1%의 지지율로 47.9%에 머문 이회창 후보보다 앞섰다. 실제 전체 득표율도 노 후보 48.9%, 이 후보 46.6%로 40대의 표심과 엇비슷했다.

그렇다면 40대가 표심 변화의 주요인으로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경제 교육 주거 등의 생활 문제의 주체 세력들이다.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가 많은 40대는 경기 침체에 따른 고통이 가장 크다. 또 교육비 등의 압박과 퇴직한 부모를 모셔야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렇다보니 대선 후보들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연령층이다.

현재 40대의 대부분은 1987년 민주화 항쟁을 주도했던 '386세대'다. '60년대 태어나 80년대 대학을 다닌 30대'란 의미의 386세대는 이제 확실하게 40대의 주축을 이룬다. 이들이 보는 박 후보의 과거사에 대한 그동안 태도는 부정적 일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더욱이 40대가 1987년 대선 이후 처음으로 30대를 제치고 최다 유권자 연령층으로 부상해 이번 대선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한층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여론의 분수령인 추석 연휴 민심과 뒤섞이면서 나타나는 여론의 향배다.

남녀노소, 보수와 진보가 모여 담소를 나누면서 여론이 걸러지는 시간이다. 추석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확인한 이후 나타난 여론흐름은 일상적 시기와 달리 안정성 있는 추세이고 대세를 결정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이번 추석 상(床)에 오를 메뉴가 박 후보의 '역사인식 전환'이 될지, 문 후보의 '혁신'이 될지, 안 후보의 '새정치'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아니면 '야권후보 단일화'가 떠오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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