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윤리이다
경영은 윤리이다
  • 홍성학 <주성대학 교수>
  • 승인 2011.08.2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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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일상 생활에서 ‘잘 못한 경영, 잘한 경영’, ‘나쁜 경영, 좋은 경영’이라고 하여 경영을 분리해서 표현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기존의 시장경제가 새로운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하였다. 그리고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 번영’으로 진화하는 시장경제의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하는 가운데 경영을 ‘탐욕경영, 윤리경영’으로 나누어 표현하였다.

그러나 경영을 이처럼 분리해서 표현해서는 안 된다. 경영은 윤리이고 좋은 것이고 잘한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經營)은 ‘경(經)을 영(營)하는 일’, 즉 ‘경에 기초하여 운영하는 행위’이다. 이때 경은 ‘불변의 도리를 설명한 문서, 일정불변의 상도(常道), 사물의 이치, 종교의 근본 이론을 쓴 책, 마음의 지주가 되는 책’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성경, 불경, 금강경, 도덕경 등과 같이 지혜로운 말씀 법칙을 전하는 책들에는 하나같이 경이 붙어 있는데, 이러한 지혜로운 말씀 법칙, 자연과 세상의 바람직한 이치가 경이고 이 경에 따라 실행에 옮기는 것이 영이다. 그러므로 경영은 윤리이고 삶의 미를 창조한다.

윤리적이지 못한 부실경영, 부패경영 등 나쁜 경영이나 잘 못한 경영 그리고 탐욕경영은 결코 경영이라 할 수 없다. 나쁘고 잘 못하고 탐욕한 것은 경영에 반하는 반경영(反經營)인데도 경영이란 단어를 붙여 모순된 표현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반경영은 삶과 존재가치를 훼손시킨다.

그러므로 ‘탐욕경영’에서 ‘윤리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말했듯이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탐욕에 의한 반경영에 대해 반성하고 경영의 근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탐욕에 의한 반경영은 사람들의 자본획득과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과정에서 발생한다. 예로 어떤 과학자가 간염 예방 백신을 발견해서 특허를 얻고, 그것을 팔아 500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해 국민소득은 500억 원이 증가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그 과학자가 공익을 위해 그 백신을 모든 한국인에게 무료로 제공했다면, 국민소득 증가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백신이 공짜일 때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것이고, 그래서 복지가 증가하겠지만, 국민소득은 오히려 늘어나지 않게 된다.

또한 공장의 가동과 같은 생산활동의 증대, 자동차의 증대는 대기오염을 늘리고, 자연의 가치를 훼손시키게 된다. 그러나 대기오염의 증대는 사람들의 호흡기 장애를 일으켜 병원비 지출을 증가시키고 병원에 수입이 생겨 국민소득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돈을 벌게 하여 다시 국민소득을 증가시키게 된다.

결국 윤리에 의한 경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자본획득 자체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인간의 자연에 대한 지배력을 버리고 공생력을 키워가야 한다. ‘자본의 자유’에서 ‘자본의 책임’으로, ‘부익부 빈익빈’에서 ‘상생 번영’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는 탐욕에 의한 반경영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경영은 윤리이고, 물질과 정신, 그리고 영혼의 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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