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충북소주 인수 … 향토주 논란속
진로 '참이슬' 판매량 3·4월 10%대 ↑주류업계 "의미있는 변화" 시선 집중
롯데주류가 충북소주를 인수하면서 향토주 논쟁이 불거진 가운데 지역 소주시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충북지역 소주시장은 참이슬을 대표상품으로 내 건 '진로'와 시원한 청풍의 '충북소주'가 양분해 왔다.
특히 충북소주가 향토소주를 기치로 약 6~7년 동안 지역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시장점유율은 진로 대 충북소주가 당초 80% 대 20%에서 최근에는 60% 대 40%로 큰 변화를 몰고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점유율은 지난 3월 16일 충북소주가 롯데로 인수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미묘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향토주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시장을 넓혀가던 충북소주에 대한 지역 애주가들의 반발이라고 할 정도로 의미있는 변화라는 것이 주류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진로 충북지점이 제품을 공급중인 주류 도매장 출고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판매량은 12만9000상자(상자당 360㎖ 20병), 2월 12만8000상자, 3월 14만5000상자, 4월 15만상자로 나타났다.
이 중 3, 4월 판매량이 1, 2월 판매량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 눈길을 끈다.
2월에 비해 3월에는 13.3%, 4월에는 17.3%가량이 증가한 수치다. 이는 경쟁사의 매각에 따라 향토주 논란이 일면서 고객들의 소주 선택에도 영향이 있었다는 것이 진로와 도매업계의 분석이다.
물론 소주 판매는 계절지수와 영업정책상 이뤄지는 밀어내기 판매 등 여러 환경에 따라 등락이 있지만 진로의 경우 이 기간 중 업소나 도매장 지원 등 특별한 영업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시장 변화가 주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또 진로 충북지점의 이 같은 통계는 주류업계가 매달 실시하는 상시적인 판매조사이며 충북지점의 경우 옥천과 영동지역, 본사 직거래로 이뤄지는 농협매장 공급분이 제외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충북지역 판매량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 롯데가 충북소주에 대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서면서 진로와 롯데의 충북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는 수도권에서 시장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롯데가 전국 소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첫 시험대가 충북이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영남과 호남에서 향토주가 자리를 굳건히 구축한 상태에서 충북은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접전지역으로 전국시장 3%에도 불구하고 상징성이 크다.
이에 맞서 진로도 오는 9월 1일자로 통합법인 '하이트진로주식회사'를 출범시키면서 소주와 맥주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어 충북을 놓고 대기업 주류사들의 공방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지역 주류도매상의 한 관계자는 "충북소주가 롯데로 인수되면서 시장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향후 롯데의 본격 시장진출에 따른 고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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