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비극 부르는 산후우울증
가족의 비극 부르는 산후우울증
  • 충청타임즈
  • 승인 2010.08.0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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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살·살인 등 사건 잇따라
출산후 스트레스 예방·극복해야

산후 우울증이 산모와 아이를 죽음으로 내모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3일 새벽 전북 전주시 평화동의 한 아파트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A씨(24·여)가 6개월된 아이와 남편을 남겨 놓은 채 투신해 숨졌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아이를 낳은 뒤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해 왔으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계획하고 있었다.

앞서 2일 밤 9시58분께에는 역시 전주시 인후동의 한 아파트에서 2살배기 남자아이가 목이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현재 숨진 아이의 부모와 형(3)은 잠적한 상태이고 경찰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불과 몇 시간을 두고 잇따라 일어난 이번 일들은 모두 '산후우울증'에 따른 극단적 선택인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은 한국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지난달 29일 프랑스 북부에 사는 한 40대 여성이 8명의 신생아를 낳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이 여성은 첫 아이를 출산한 뒤 극심한 스트레스와 신체적 고통을 겪은 뒤 이 같은 일을 되풀이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유명 방송 아나운서가 투신 자살을 해 일본인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역시 아이를 출산한 뒤 예전과 같이 일을 맡지 못했던 것에 대해 심한 스트레스를 겪으며 '산후우울증'에 의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같이 아이와 산모를 죽음이라는 극단의 선택으로 내모는 산후우울증의 사전적 정의는 '출산 직후 발생하는 우울증'이다.

같은 산후우울증이라 하더라도 출산후 우울과는 개념이 다르다.

출산후 우울의 경우 산모 4명중 3명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곧바로 해소가 된다.

하지만 산후우울증은 1000명 당 1명꼴로 발생하며 슬픔과 절망 때로는 죄책감을 비롯해 자신의 삶에 대해 무가치하게 느끼는 경우가 그 증세로 나타난다.

아이에게도 관심과 흥미를 갖지 못하며 오히려 부담스러운 대상으로만 여기게 된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는 산모들 중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향하는 산모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산모에게 있어 출산 전과 후는 여성과 어머니라는 정체성의 변화가 이뤄지는 혼란한 시기다. 혼자일 때와 자식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감이 스트레스로 변할 수밖에 없다.

산후우울증의 예방과 극복은 빈번한 대인접촉으로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산모 스스로 아이 양육과 변화된 위치에 대해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지인들의 관심과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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