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지자체 탐방을 마치며
<14> 지자체 탐방을 마치며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9.12.0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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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브랜드가 경쟁력이다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전략화 필요

농산물 외 자연 등 농촌 어메니티 브랜드 전략 추진

특성에 맞는 선진국 벤치마킹… 명품도시 기반 확립

도시계획 마련 단체장 임기내 가시적 성과 기대 금물


충북 도내의 각 시군을 탐방하며 약 4개월 동안 진행한 '자치단체, 브랜드가 경쟁력이다'에서는 각 자치단체의 특징을 고려한 브랜드 전략을 들어보고 전문가들의 브랜드 전략 보완을 제시했다. 특히 역사와 문화, 자연을 담보로 한 브랜드 추진 전략을 자치단체장의 인터뷰를 통해 조명함으로써 미래도시 설계 차원에서 브랜드화에 초점을 맞췄다.

첫 탐방지였던 괴산군을 비롯한 음성군, 진천군, 영동군, 보은군은 고추와 대추, 포도 등 친환경 농산물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화하고 있었고, 주변 자연 환경을 연계한 벨트 조성으로 지역 경제활성화 토대로 활용하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옥천은 정지용이란 문학인물을 브랜드로 내세워 문학도시 옥천을 표방했고, 청원군과 단양군은 웰빙과 휴양도시로의 브랜드 개발에 매진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제천은 한방과 의료산업, 그리고 음악과 영화를 접목한 영상산업을 브랜드로 추진했고, 증평군은 녹색성장에 발맞춘 태양광산업을 브랜드화하고 있었다.

또 충주시는 웰빙과 레저, 그리고 중원의 역사를 축으로 하는 문화도시로 청주시는 대도시와 농촌의 중간지점에 초점을 맞추고 맑은 도시 청주로 도시를 설계해 나가고 있었다.

이처럼 비슷한 환경과 지형을 안고 있지만 각 자치단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홍보와 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진천군의 경우 기획팀을 따로 꾸려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등 후발 주자로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노력을 보여 깊은 인상을 줬다. 자치단체들의 브랜드 전략 중 가장 뜨거운 분야는 농산물이었다. 같은 농산물이지만 최고의 브랜드라는 명성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과 지원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군 단위 자치단체가 더 심하게 나타났다. 또 자연 유산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계사업은 지역 경제라는 커다란 명제를 두고 사활을 건 모습이었다.

지역 경제살리기 미명 속에 진행되고 있는 브랜드 전략은 그러나 투입되고 있는 예산에 비해 비효율적 운용이란 지적이다. 자치단체 간의 비슷한 품목에 중복 투자나 차별화되지 못한 브랜드는 내용물 없는 포장이란 결과로 그치기 때문이다.

김양식 충북학연구소장은 "군단위인 경우 농산물에 집중될 수밖에 없으나, 농산물 외에 농촌 어메니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의 산, 강, 들, 생태, 자연환경, 농산물 등등을 세밀하게 분석해 브랜드 전략을 추진함으로써 무엇보다 속빈강정의 모습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브랜드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정작 상품이 되는 브랜드가 없다"고 말하고 "거의 모든 자치단체가 영어를 표방하고 부르짖는 브랜드 품목은 모두 겉치장과 구호에 그치는 수준이다. 삼성과 현대가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음은 영어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각 자치단체가 지향해야 할 점으로 김 소장은 "지역 내적 자원과 지역 특성, 중장기 지역발전계획 등을 기초로 해야 한다"고 밝히고 "누구를 위한 브랜드인가, 무엇을 위한 브랜드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선진국을 모델로 한 브랜드 전략도 제시됐다. 변광섭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은 "일본의 각 도시는 도시 브랜드로 성공한 사례가 많다"고 말하고 "도시 규모와 특성에 맞게 벤치마킹을 하고 이를 자치단체에 적용해 명품 도시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원을 활용한 브랜드 전략 외에도 각 자치단체의 시민들의 의식 또한 중요하다는 충고다. 최고의 도시를 만드는 것은 그 지역의 시민의 역할과 몫도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각 지역의 브랜드 전략은 단기적 안목과 단체장의 임기내에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추진된 경향이 있었다. 결국 지속성에서 전략화되지 못하고 단체장의 임기 여부에 따라 사장되는 경우도 종종 보여왔다. 이러한 원인은 시민들의 의식 수준과 밀접하다는 주장이다.

김승환 충북문화예술 소장은 "도시를 변화시키는 데 있어 주체가 되는 이는 단체장이나 공무원보다는 시민의식이 더 큰 요인"이라면서 "자치단체가 브랜드 전략상 변화의 준비가 되어 있더라도 시민의식이 따라주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며 시민 의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시민들의 의식 속에 도시를 계획하고 브랜드화해야 한다"며 "누가, 어느 곳에 관심있는가에 따라 브랜드는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하며, 다양화된 브랜드를 인정하고 유기적인 관계 속에 중장기 계획을 세워 전략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좁은 지역의 한계와 자연환경, 그리고 비슷한 브랜드에서 각 자치단체의 고유 색깔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를 지역 경제와 연계해 가시적 성공으로 보여주기까지는 만만치 않다. 지역을 탐방하며 느낀 단체장들의 고민도 차별화된 브랜드, 경제적 성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분히 조직의 생리겠지만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단체장들의 마인드 역시 도시 브랜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충북 도내 자치단체의 브랜드 탐방을 마치며 민선 단체장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브랜드 전략과 큰 틀에서의 중장기계획으로 지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도시 계획 마련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지향해야 할 과제임을 제시한다.<끝>

청주시 직지공예비엔날레
충주시 충주세계무술축제
제천시 제천한방건강축제
청원군 청원생명축제
증평군 증평인삼골축제
괴산군 괴산고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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