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불꽃 영면하다
민주화의 불꽃 영면하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8.2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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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국회서 엄수
국내외 2만4000명 초청 '사상 최대'

화해·통합 메시지 … 서울현충원 안장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영결식이 사상 최대 규모로 23일 국회 광장에서 엄수됐다.

정부 수립 이후로는 두 번째,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치러지는 이번 국장에서는 장의위원과 각계각층 인사, 해외 조문사절단 등 2만4000여명이 사상 최대 규모로 초청됐다.

영결식 사회는 조순용 전 청와대 비서관과 연극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맡았다.

오후 1시50분께 발인을 한 뒤 영구차가 제단 뒤쪽에 자리잡으면서 부인 이희호 여사와 직계가족이 영결식장으로 입장했다.

이 여사는 몸을 가누기 힘든 듯 부축을 받고 힘겹게 한 걸음씩 걸음을 뗐으며, 야윈 얼굴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여사는 이후에도 영결식 내내 눈물을 쏟아내는 등 마지막으로 남편을 보내는 데 대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장의위 집행위원장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약력 보고와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총리의 조사, 미래포럼 박영숙 이사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의 생전에 각별한 사이였던 박 이사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영정 사진을 바라보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차근차근 추도사를 읽어내려갔다.

이때 이 여사는 구부정한 자세로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려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실제 왼쪽 편에 앉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승수 국무총리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이어 천주교와 불교, 기독교 원불교 등 4개 종단의 종교의식이 거행된 뒤,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으며 영결식 진행 중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던 흐느낌은 이때 더욱 커졌다.

영상에서는 1998년 제15대 대통령 취임식과 2001년 IMF구제금융 극복, 2000년 베를린 선언과 6·15 제1차 남북정상회담, 노벨평화상 수상, 2002년 피파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2003년 대통령 퇴임식에 이르는 고인의 대통령 당시 업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상영에 이어 헌화와 분향이 진행됐다. 가장 먼저 분향을 한 이 여사와 직계 가족들은 국화 꽃 한 송이를 고인의 영정 앞에 바치며 영면을 기원했다.

이 여사는 남편과의 마지막 이별에 아쉬운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장남 김홍일 전 의원도 한때 탈진한 듯 그늘 한 켠에서 쉬다가 휠체어를 탄 채 아버지 앞에 나왔으며 차남 홍업·3남 홍걸씨, 며느리와 손주들도 애통한 마음으로 꽃을 놓았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헌화 및 분향을 했다. 뒤따라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한승수 국무총리, 김형오 국회의장, 3부 요인 및 각 정당 대표, 해외 조문단 및 외교 사절단 등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성악가 김영미씨가 '그대 있음에'를, 평화방송 소년소녀 합창단은 고인이 좋아했던 '우리의 소원'을 각각 불렀다.

영결식은 조총 발사 및 묵념, 운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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