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바닥쳤나
한국경제 바닥쳤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6.0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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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창규 <경제칼럼니스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경기 바닥론에 대한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4일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는 최근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서 한국의 3월 CLI가 96.8로 전달의 94.6보다 2.2포인트가 증가하면서 29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회복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CLI는 수치 자체보다는 증감률에 의미가 있는 것으로 산업활동동향, 주택동향, 금융, 통화현황, 국내총생산(GDP) 등의 흐름을 복합적으로 계산하여 보통 6개월 후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주로 CLI가 100 이상에서 증가하면 경기 팽창, 감소하면 경기 하강을 의미하며 100 이하에서 CLI가 증가하면 경기 침체에서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CLI가 작년 4월 100.4까지 기록했으나 같은 해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경기가 급락하면서 10월 90.7, 11월 90.8, 12월 91.4를 기록했다. 이어 올 1월 들어 92.7을 찍고 2월에는 94.6으로 전월에 비해 1.9포인트나 증가하면서 OECD 회원국 가운데 최대폭의 회복 속도를 보였는데 3월에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된 것이다. OECD는 보고서에서 "회원국 전체적으로 강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 침체가 멈추거나 간헐적으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회복이 예상되는 국가로는 한국, 터키, 멕시코, 프랑스, 핀란드, 폴란드, 이탈리아, 영국, 뉴질랜드, 덴마크가, 경기 침체가 멈춘 국가로는 오스트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은 CLI가 2월 대비 2포인트 넘게 급증해 29개 회원국 중에 압도적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OECD 회원국의 전체 평균은 CLI가 전달에 비해 0.2포인트가 감소해 세계 경기 침체가 여전히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98.0을 기록한 이래 11월 94.5, 12월 92.6, 올 1월 91.2, 2월 90.0, 3월 89.0으로 지속적인 하강 국면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의 전체평균도 작년 10월 95.9, 11월 94.6, 12월 93.5, 올 1월 92.8, 2월 92.4, 3월 92.2로 계속 하락 추세다.

이처럼 OECD 같은 국제기구에서 한국경제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인 것은 일단은 희망적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한국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경기 회복세를 보인다고 해서 바닥을 쳤다고 단정하기는 때이른 감이 있다.

국제기구들은 한국의 금융, 외환시장이 안정되고 산업생산이 호전되는 데다 무역흑자와 물가안정 등 호전지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다는 점을 들어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나 투자동향을 보면 아직은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CLI지수가 매월 최고의 증가폭을 기록하면서 100선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으로 보이나 실물경제가 아직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바닥론을 낙관한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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