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찬의 세상읽기
박병찬 <충남대 국방연구소 선임연구원>요즘 충북경찰이 새롭게 보인다. 자정(自淨) 노력과 함께 민원(民願)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는 경찰로 변신하는 모습이 말이다. 특히 관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키로 했다는 '운전면허 교실'은 민심(民心)을 제대로 읽은 시의(時宜)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자격조건을 갖춘 직원을 외국인 거주 현장으로 보내 교육하기로 한 것은 교육대상자의 애로사항을 '존중하고 배려'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표상이라고 볼 수 있다. 경찰의 기능과 관련한 취약분야의 현장을 찾아 저변층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착안한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라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이 시간에도 주변에는 가정과 사생활을 포기하고 근무현장에서 묵묵히 업무에 전념하는 많은 공직자가 있다. 이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칭찬할 줄도 알아야 된다. 그리고 더욱 당당하게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 줘야 한다. 물론 실추된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회복과 함께 민관(民官)이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존중과 배려는 상대방의 감정을 공유하며 어려움을 도와주는 것으로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공동생활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존중과 배려는 말과 행동으로 실천이 중요하며, 몇 가지 특성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본다.
첫째는 존중과 배려는 내가 아닌 상대방이 느낄 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과 행동도 상대방이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존중과 배려가 아니다. 당장 먹고 살 식량이 필요한 사람에게 여행이나 하며 여가를 즐기자고 하는 것은 존중과 배려가 아닌 고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둘째는 부메랑 효과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물론 마음에 준 상처는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특히 마음에 준 상처는 평생 간다. 배신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내가 대접받고 싶다면 먼저 상대방을 대접해야 한다. 핵심은 짝사랑식의 일방적인 존중과 배려가 아니라 쌍방간의 상호 존중과 배려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시너지 효과다. 존중과 배려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확산되어 동일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행복한 환경에서 살고 싶다면 가족과 이웃 그리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민관은 물론 가족, 노사 등 인간관계에 필요한 존중과 배려의 이유이자 특성이다.
초원의 꽃은 피고 지는 시기도, 모양도, 색깔도 다르다. 그것이 아름다움의 비결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각계각층이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조화를 이루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됨은 물론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내 생각은 옳고 다른 사람의 생각은 틀리다는 식의 외골수는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말이 통하지 않아 '왕따 대상 1호'로 취급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인간관계도 어렵고 친구도 없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상대방이 나와 다소 다른 면이 있더라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궁합을 맞춰나가는 노력과 지혜가 필요하다. 새 신발을 처음 신을 때는 아프지만 참고 견디다보면 편안해지듯이 말이다. 궁합은 맞는 사람과의 만남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만나 맞춰가는 것이다. 상호 존중과 배려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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