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추억·건강을 위한 김장김치
또 하나의 추억·건강을 위한 김장김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21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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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으로 풀어보는 음식이야기

지 명 순 <대전대 한의학과 연구교수>

우리는 음식을 통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추억하게 된다. 그중에서 '김치'는 어머니, 고향, 한국인임을 기억하게 하고, 잊지 못할 추억들이 마음속에 새겨져 있는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살림살이 어려웠던 그 옛날 김장은 월동을 준비하는 저장식으로 넉넉하게 만들어 두고 찌개도 끓이고 국도 끓여 먹고 무쳐도 먹고 부쳐도 먹고 만두도 만들어 먹었다. 뿐만 아니라 김장김치 담그기는 집안의 큰 행사로 이웃과 형제간에 서로 도우며 정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한국음식을 대표하는 김치는 젓산균에 의해 발효, 숙성되어 맛과 향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유기산 등이 풍부한 슬로우푸드로 변하게 된다.

요즘 우리는 김치를 단순한 반찬이기보다는 암 예방, 비만치료, 성인병 예방 및 콜레스테롤을 낮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의 성질이 겨울을 견디고 늦게 시들어 소나무의 지조가 있다하여 풀 초 밑에 소나무 송자를 써서 숭채라 하고 배추의 속이 희기 때문에 백채(白菜)라고도 부른다.

배추의 효능을 허준 선생이 쓴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氣)를 내리며, 장위(腸胃)를 뚫어 통하게 하고, 가슴의 답답함을 없애며, 술을 먹고 난 후의 갈증을 없애주고, 소갈(消渴)을 그치게 한다고 하였다. 또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배추는 속을 편안하게 해 대소변이 아래로 잘 나가게 한다고 했다. 배추는 음식에 의해서 비위가 상한 병증 즉 식체(食滯)를 풀어내며 속을 편하게 하는 작용을 하여 저절로 대변과 소변이 잘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배추는 사람에게 이롭지만 많이 먹으면 몸을 냉하게 한다. 따라서 따뜻한 성질로 치료하려는 목표가 있는 약을 먹을 때는 배추를 같이 먹으면 배추의 서늘한 기운 때문에 냉병을 없앨 수 없다고 보았다.

기력이 약한 사람이 냉한 배추를 많이 먹으면 속이 울렁거려 토할 수 있지만 건강한 사람은 상관없다.

하지만 서늘한 성질의 배추에 뜨거운 성질의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마늘 등의 양념을 사용함으로써 차가운 성질을 중화시켜 음양이 조화된 음식으로 한의학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고추가 없던 시절에는 천초를 사용하여 매운맛을 냈으며 맨드라미꽃으로 붉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니 날로 먹을때는 된장보다는 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이 어울린다. 맛있는 김장김치 담그는 비결은 속이 꽉 찬 배추보다는 약간 덜 찬 중배추로 무게는 1.5∼2정도 되는 것이 적합하고 무는 몸이 단단하고 매끄러운 것으로 고른다. 배추 1포기당 호렴 한컵(200㏄ 계량컵)을 사용해 6∼7시간 정도 배추의 단물이 빠지지 않도록 절여야 한다. 고춧가루는 액젓과 찹쌀풀을 넣어 불려 색이 곱게 준비한다. 굴이나 생새우는 김치 맛을 돋운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칫 잘못 넣으면 텁텁한 맛이 나게 한다. 오랫동안 두고 먹을 김치에는 젓갈, 양념, 부재료를 적게 사용하고 굴과 생새우는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올해 같은 배 풍년에는 배를 채썰거나 갈아 넣으면 김치 맛이 상큼해진다.

번거롭고 귀찮긴 하지만 가족과 힘을 합해 담그는 김장은 이 겨울을 따뜻하고 넉넉하게 하는 이벤트가 될 뿐만 아니라 노긋노긋해진 배추속대에 굴이 들어 있는 빨간 김치 소를 얹어서 먹는 맛은 평생토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카페주소 cafe.daum.net/jmsof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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