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손 가지고 밖으로 나가요
요술손 가지고 밖으로 나가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0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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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의 그림이야기
신 경 아 <그림지도교사>

학교에서 숙제를 냈습니다. 선생님께서 집 앞마당에 나가 예쁜 꽃이나 풀을 그려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전 고민이 생겼습니다. 한숨도 나오구요.

왜냐하면 자세하게 꼼꼼하게 그리는 것을 잘 못하거든요. 특히나 사실그대로 그리는 것은 더욱 잘 못합니다. 그런 나를 보시고 엄마께서 같이 마당으로 나가자고 하셨습니다.

엄마 손에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숙제검사할 때 쓰시는 스탬프가 들려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가지고 종이 위에 손도장을 찍었습니다. 해바라기도 예쁘게 찍고 부들도 멋지게 찍어주고 신난 김에 엄지손가락으로 마구 꾹꾹 눌러 찍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왜냐하면 손도장만 찍어 놓았더니 그림을 보는 사람이 잘 못 알아보게 나타났거든요. 그래서 설명을 사인펜으로 하는 거예요. 요거는 벌로 변신을 시키고, 저쪽 거는 새로 변신, 작은 꽃은 줄기에 난 잎에 잎맥도 그려주고, 자아∼ 이제 제법 그림다워졌어요. 그때 문득 더욱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고 오려서 붙여주는 거지요. 왜 그렇게 하냐구요. 그냥 그려주면 될 것을….

도장이 찍힌 부분에는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리면 뒤에 것과 앞에 것이 겹쳐서 하나로 보이잖아요. 하지만 다른 종이에 그리고 오려서 붙여주면 앞에 있는 것이 뒤에 것에 방해를 받지 않게 되잖아요. 사실적인 느낌이 나도록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아주 쉽게 원근법을 표현할 수 있어요.

이제 풀숲이나 하늘에 날아다니는 곤충들을 다 그려 넣어 주었습니다. 아, 숙제는 어떻게 되었냐구요. 물론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죠. 여러분도 지금 스탬프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보세요. 무엇이든 다 그릴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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