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정상공격 시작한 대원들
<4> 정상공격 시작한 대원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1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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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히말라야에 새긴 직지
민준영 등반대장 등 공격조가 데포지(4800m) 텐트에서 abc캠프(4500m)로 이동하고 있다.

'컨디션 최상' 고지가 눈앞에 보인다

직지원정대(대장 박연수)가 청주를 출발한 지 14일 만에 히말라야 무명봉을 '직지봉'으로 명명하기 위해 첫 공격에 나섰다.

원정대는 지난 13일 새벽 4시쯤 2개조로 나눠 정상공격에 들어갔다. 이날 1조(민준영, 박수환, 박종성), 2조(김권래, 김학분, 정대훈)는 오후 5시쯤 camp 1(5400m)까지 오르며 정상 공격을 위한 계획 수립과 고소 적응훈련 등으로 하루를 보냈다.


원정대는 14일 새벽 3시쯤 1조가 camp1에서 camp3(6000m)까지 루트작업과 캠프구축 등으로 공격에 들어가면, 2조는 camp2(5600m)에 머물며 체력보충과 고소적응에 들어갈 예정이다.

15일은 1조가 정상공격을 위한 루트작업 및 구축 등을 마무리한 후 camp2로 하산해 휴식을 취한 후 다음 공격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16일에는 2조가 처음으로 '1차 정상공격'에 들어간다.

실패하면 camp2까지 하산할 계획이다. 17일에는 1조와 3조가 합동으로 '2차 정상공격'에 들어가 직지봉으로 명명할 예정이다. 정상을 공격하기 위한 6명의 대원들은 1∼2차 공격에 모두 실패하면 camp1에서 조별 재구성에 들어가 '제3차 공격'에 들어가 최종 정상에 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원들이 정상 공격에 들어가면, 오전 9시, 낮 12시, 오후 3시, 오후 6시 모두 대원 간 무전 교신 등을 펼쳐 완벽한 팀을 이룬다. 정상공격 직전에는 정규교신 외에 새벽 등 상황에 따라 서로 간 교신을 통해 목표점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베이스캠프에서 camp1까지의 길이 너널지대라서 대원들의 체력이 어느 정도 받쳐주느냐가 관건이다.

베이스캠프에서 camp1까지 대원들의 체력이 좋을 경우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초반부터 체력소비가 많으면 정상에 서는 것은 보장 받을 수 없다는 게 박 대장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설벽 및 암벽이 양호한 편이어서 정상공격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대원들은 진단하고 있다.

민준영 등반대장은 "현재 대원들의 컨디션이 최상급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크레바스 등이 어느 정도 벌어졌느냐가 관건"이라며 "지난해보다 빙산의 질이 좋으나 정상공격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원들의 컨디션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다.

이는 camp1∼2 구축 후 고소에 적응한 결과이다. 이에 앞선 지난 9일 camp1, 10일 camp2 구축 후 베이스캠프로 복귀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도 한몫했다. 11일과 12일 이틀 간 휴식을 취한 후 이번 공격에 나서게 됐다. 박 대장은 "대원들이 그동안 카라반과 베이스캠프에서의 충분한 휴식과 고소적응훈련 등으로 기분좋은 출발을 했다"며 "세계의 지붕인 히말라야 카라코람산맥에 '직지봉'이 탄생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자신했다.

한편, 직지원정대의 본부인 베이스캠프에는 박 대장, 홍성호 자문위원, 취재진 3명 등이 원정대의 직지봉 탄생을 고대하고 있다.

12일 히말라야 카라코람 산맥 BC에서 민준영(사진 왼쪽) 등반대장이 최종 공격루트를 설명하고 있다.

◈ 최대 관건은 체력

인터뷰 / 민준영 직지원정대 등반대장

"이번 정상공격의 관건은 체력인 것 같습니다."

민준영 직지원정대 등반대장(36)이 지난 13일 히말라야 카라코람산맥 무명봉 정상공격에 앞서 대원들의 컨디션과 각오를 밝혔다.

민 대장은 "현재 공격조인 6명의 대원들의 컨디션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라며 "원정을 떠날 때부터 한 대원이 약간의 치통으로 난조를 보였지만 많이 호전된 상태여서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원 간 스스로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으며, 청주에서 서로의 믿음을 쌓아왔다"며 "타 원정대의 경우 camp1, 2, 3에서 극한의 상황에 믿음이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우리 원정대는 그럴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 대장은 "이번 정상 공격은 정상부의 암벽구간이 경사가 심해 그곳을 어떻게 치고나가는 것이 문제"라며 "또 정상부근의 설벽과 암벽상태가 얼마나 양호하냐에 따라 성공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대장은 "지난해는 세계 산악인들이 이곳을 찾는 것이 시즌 막바지여서 직지원정대가 등반시기 때문에 등정실패라는 여운을 남겼다"며 "여기에다 설벽과 빙벽구간의 질도 좋지 않아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실패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올해는 camp2부터 정상부근까지 크러스트(설질이 단단한 상태)가 대체로 양호한 편이어서 히말라야 신만 허락한다면 무난히 정상정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이곳 히말라야 카라코람산맥에 충북·청주의 자랑 직지를 기필코 대원들과 꼭 새기고 싶다"고 말했다.

◈ 고통에 남몰래 눈물 흘리기도…

인터뷰/김동화 직지원정대 대원

김동화 직지원정대 대원(49·지원 및 통신 담당)은 이번 원정에서 큰형 역할을 하며 대원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

김 대원은 "공격조가 등정에 아무 문제 없도록 뒷받침을 해주는 역할을 맡았다"며 "식량과 로프구축 등으로 등정길에 올랐는데 고소증세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로프 구축과 식량지원으로 camp 2에 올랐을 때 심하게 고소증세가 찾아와 '왜 이곳에 왔나'라고 답답해 했다"며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대원들 몰래 눈물을 흘렸는데 큰형으로서 창피해 선글라스를 쓰고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고 털어 놨다.

김 대원은 "그렇게 힘든 작업 후 베이스 캠프로 하산했는데 다시는 오르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며 "그러나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자 다시 오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걸 보면 마음이 간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 대원은 "히말라야 파키스탄 카라코람지역 산들은 대부분 침봉들로 구성돼 있어 세계 산악인들조차 꺼려하는 곳"이라며 "camp 2에서 직지원정대가 새길 직지봉을 바라봤는데 웅장하면서도 겁이 났다"고 말했다.

김 대원은 이어 "얼마나 힘들면 세계 산악인들이 주변 산의 이름은 새겼지만 직지봉만 남겼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직지원정대는 충북 최고의 클라이밍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직지봉 명명은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당당함을 내비쳤다.

<파키스탄 히말라야 카라코람 산맥 ABC캠프 손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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