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화약고' 불 붙었다
한나라당 '공천 화약고' 불 붙었다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3.10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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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7개 선거구중 親朴 1곳뿐 親李 독식
탈당 도미노… 무소속·타 정당행 등 거센 반발

"당이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도 당협위원장을 맡으며 4년동안 지역구를 꾸준히 지켜왔는데 정치가 이런 것인줄 몰랐다", "공천결정에 반영도 않는 여론조사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오만하고 방자하다는 소리를 들을만하다."

역대 공천중 가장 뜨거웠던 한나라당 충북공천이 '친이(親李)의 독식'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지면서 후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지난해 대선 경선부터 무려 1년여동안 나누어졌던 '친이 친박(親朴)'의 싸움은 공천 마무리와 함께 친이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됐다.

이에따라 승자 독식의 냉엄한 현실정치를 실감케 하는 가운데 영남권을 살리기 위해 충북이 희생당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또 한나라당 탈당후 자유선진당 행(行)이나 무소속 출마가 잇따라 충북지역 4·9 총선이 다자구도로 변할 조짐이다.

이번 공천에 뜨거운 감자였던 4곳의 최종 공천자는 김병일(청주 흥덕갑) 송태영(청주 흥덕을) 오성균(청원) 김경회(증평 괴산 진천 음성)로 결정됐다.

이로써 충북지역 한나라당 공천 확정 8명은 계파에 있어 '6 대 1 대1'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친이가 6곳을 차지한 반면 친박은 제천 단양의 송광호 전의원 1곳만을 건졌으며 나머지 1곳은 양측이 인정하는 소위 양다리로 분류되고 있다.

당초 계파안배가 고려됐으나 결국 친박의 몰락으로 결과가 드러나자 지역정가는 뒤숭숭하다.

친박 계열을 중심으로 한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이 거세 탈당 도미노 등 상당한 공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청주 흥덕갑에서는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섰던 윤경식 전의원이 김병일후보에게 고배를 마시자 '밀실공천, 친박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윤 전 의원은 자유선진당이나 무소속 출마를 강력히 고려중이다.

역시 흥덕을에서 여론조사 배수에 들지 못해 지난주 부터 집단행동에 들어간 김준환 변호사는 이번주 지지당원과 함께 탈당에 나서 무소속 출마가 유력하다.

한나라당에선 이번 공천과 관련 증평·진천·음성·괴산에 공천을 신청했던 송석우씨와 청원의 김기영씨 등이 탈당하는 등 반발이 있어 왔다.

또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의 전략 공천으로 고배를 마신 맹정섭씨도 "당의 정치적 사약을 거부한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 움직임이 주목된다. 일찌감치 1차 압축에서 탈락한 박환규씨 등도 탈당 가능성이 높다.

증평·진천·괴산·음성의 경대수 변호사도 공천에서 배제됨에 따라 진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데 반해 김현일 후보는 일단 패배를 인정했으며, 청원의 서규용 전 차관이나 청주 흥덕을의 안재헌 학장 등 고위관료 출신들은 이렇다할 진로를 표시하지 않은채 대체로 결과를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낙천자인 김모 후보는 "10여년 가까이 지역구를 지키고 당이 어려울 때 혼신을 다해온 것이 후회스럽다"며 "과연 이런 현실에서 누가 정치를 할지 모르겠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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