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공예 구분 의미없어"
"미술·공예 구분 의미없어"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10.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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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제학술심포지엄서 제기돼
현대예술은 미술과 공예부문의 혼재라는 논쟁이 여전한 가운데 "미술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가 공예적 특성과 통합될 때, 미술작품은 공예를 추구하므로 공예와 미술의 장르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아서 단토 교수의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공예권위자 미국의 아서 단토 교수는 3일 오후 1시 30분, 청주 라마다호텔 우암홀에서 열린 2007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공예와 미술의 장르 구분은 무의미하다는 내용으로 주제발제했다. 청주국제비엔날레 행사 일환으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은 "현대공예의 합리적 존재 목적설정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공예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미래를 연구해온 3명의 학자들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가졌다.

첫 번째 주제발제에 나선 아서 단토 교수는 "미술과 공예: 간단한 역사'를 주제로 영상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아서 단토 교수는 "다양한 공예품들은 일상에서의 필요와 쓰임이라는 체계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라며 "사람의 인체로부터 출발하여 기본설계가 인체 그 자체에 근거를 둔 것이 공예품"이라고 공예 역사의 출발과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공예와 미술은 변별 지점없이 존재하다가 르레상스 이후 미술가들이 노동자와 차별화되길 원하면서 미술품이 쓰임이라는 부분을 물건들로부터 분리시켰다"며 "훗날 미술은 용도와 관계없어야 한다는 의식으로 발전하게 되어 미술은 단지 미술자체를 위해 창작되며 공예가들과 다른 길을 가게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19세기에는 산업화를 막기 위해 공예와 미술이 역사를 되돌리기 위한 시도로 사회주의적 개념이 도입되기도 했지만, 프랑스 상류층의 공예선호로 루브르박물관과 장식미술박물관의 통합을 통해 미술과 공예가 하나로 다시 묶어졌다"며 "공예와 미술의 역사적 상관관계에는 정치적 요인도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후 산업화 물결에 밀려 매력을 상실한 수공예품은 고전을 면치못하다가 1920년 알렉산더 로드첸코가 "삶 속의 미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술과 공예의 접목을 시도했다"며 "이는 새로운 사회에 이젤회화는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역사적 고리와 현대예술의 경향을 근거로 아서 교수는 "미술에 있어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공예적인 특성과 통합될 때 미술작품은 공예를 추구한다"며 "재료는 도구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의미와 구체적인 성격을 내재함으로써 미술과 공예의 구분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학술심포지엄에는 아서 교수외에 박이문 서울대 교수가 "문화원형으로서의 공예'를, 장 펠로우 교수가 "공예의 미래'를 주제발표해 미래지향적인 공예예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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