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보다 큰 홀컵에 프로대회 취소 `황당'
규정보다 큰 홀컵에 프로대회 취소 `황당'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03.26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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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떼제베CC 스릭슨투어 1회 예선 경기 중단
선수들 “큰 것 같다” 이의 제기 확인 결과 6㎜ 차
첫 사례 … 업계 “해외토픽에 날 만한 망신” 맹비난
골프장 측 “서비스 차원” … “수익 노린 꼼수” 지적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 있는 떼제베골프장에서 개최된 프로골프대회 중에 홀컵 사이즈가 규정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 경기가 중단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KPGA와 떼제베골프장에 따르면 이 골프장에서는 지난 20일 120명의 프로골퍼들이 참가한 가운데 KPGA 스릭슨투어(2부 투어) 1회 대회 예선이 열렸다.

그러나 대회 진행 도중 몇몇 선수들이 그린 홀컵에 이의를 제기했다.그린에서 퍼트를 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결국 선수중 한 명이 대회 경기위원회에 “홀컵이 너무 큰 것 같다”는 신고를 했다.

대회 주최 측이 자로 홀컵의 크기를 재보니 홀의 직경이 114㎜였다.

골프 규칙에 홀컵 직경은 108㎜다. 떼제베골프장 홀컵은 이보다 5%인 6㎜가 컸던 것이다.

게다가 홀컵도 규정보다 얕았다. 홀컵은 깊이가 최소 101.6㎜ 이상, 원통은 지면으로부터 최소한 25㎜ 아래로 묻혀야 한다.

홀컵이 규정에 전혀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기위원회는 이 대회를 취소했다. 홀컵 사이즈가 규정에 맞지 않아 대회가 중단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골프계에서는 “해외토픽에 날 만한 망신”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골프계에서는 “상식적으로 경기위원이라면 규정보다 5% 정도 큰 6㎜ 차이를 알 수 있고 홀의 깊이도 달라 확실히 구분이 된다”며 “홀 직경과 깊이는 경기위원회의 대회 전 필수 체크사항이며 답사도 했는데 이를 몰랐다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KPGA 협회관계자는 “경기전 위원들이 코스 세팅이나 핀 포지션 체크를 하는데 홀컵 사이즈나 깊이에 대해서는 간과한 것 같다”며 “홉컵을 규정에 맞는 것으로 교체해 2회 대회는 정상적으로 종료했다”고 밝혔다.

떼제베골프장은 올해 KPGA 신규 대회 골프장으로 등록됐고 이날 스릭슨투어 1회 대회, 21일 2회 대회가 예정돼 있었다.

1회 대회는 홀컵문제로 취소됐고 21일 2회 대회는 홀컵을 규정대로 교체한 뒤 치러졌다.

KPGA 스릭슨투어는 올해 20회 대회를 치르게 된다.

한편 떼제베골프장은 모든 홀에 이처럼 규정보다 큰 홀컵을 몇 년 동안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손님을 더 많이 받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홀컵이 크면 그만큼 퍼트가 쉬워지고 골프장은 라운드 시간이 줄어 손님을 더 받을 수 있게 돼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떼제베골프장 오봉희 팀장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조금 큰 홀컵을 사용해 왔다”며 “프로대회 때는 경기위원회가 알아서 진행하다보니 규정보다 큰 홀컵을 체크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또 “골프장마다 규정보다 조금 큰 홀컵을 사용하는게 관행”이라며 “아마추어 골퍼들은 홀컵이 크다는 것을 거의 알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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