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성공하려면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가 성공하려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3.20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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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공약 1호인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에 대한 비전과 추진전략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취임 8개월 만에 공약 1호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면서 충북 문화관광산업의 목표인 르네상스의 방향성도 엿볼 기회가 됐다.

충북도는 공약 실행 비전으로 `대한민국의 중심 충북'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르네상스를 이루기 위해 총 사업비 9조 2000억원대가 넘는 예산을 들여 도내 11개 시군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라고 했다.

충북의 올 한 해 예산이 8조원 가량임을 고려한다면 공약 1호에 투입하는 예산 규모는 역대 최대급이다. 문화관련 사업에 도의 1년 운영 예산보다 많은 돈을 사용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충북의 총 예산 2%도 미치지 못했던 문화예술 관련 예산으로 볼 때 2030년까지 9조원대 투자는 파격적인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추진전략을 보면 물과 산과 사람(도시)으로 분류해 레이크 파크, 마운틴 파크, 시티 파크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레이크 파크는 물 자원의 가치 재발견을 통해 친환경적 힐링 치유 공간을 확충하고 자연경관과 문화예술, 과학기술의 접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 마운틴 파크는 백두대간 중심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지속 가능한 생태환경 조성과 자연주의 체험을 통해 머물고 싶은 충북 기반 확충을 골자로 추진하고, 시티 파크는 폐자원에 대한 재해석과 리사이클을 통해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원도심이나 농어촌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 생활인구 확대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파크 개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반도를 가로지르는 백두대간과 굽이쳐 흐르는 강과 호수의 잠재적 가치를 극대화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발표된 후 지역에선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한쪽에선 문화예술이 소외돼 열악했던 만큼 르네상스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대는 해볼 수 있다는 견해다. 그런가 하면 주요 사업들이 기존의 시군 지자체 사업들을 르네상스로 엮어 발표하면서 새롭지 않다는 의견도 상존한다.

이처럼 기대와 우려의 교차는 대부분 사업이 둘레길, 관광단지 조성, 생태탐방로 등과 같이 건설에 치우쳐 있고 콘텐츠를 찾아보기 어렵다는데 기인한다. 기본 구상으로 밝힌 `미래세대의 시대적 요구와 기반을 저해하지 않도록 충북의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속 보존함을 원칙으로 삼았다'는 사업과 언밸런스하다.

여기에 예산 확보도 과제다. 모든 사업이 그렇듯이 도가 야심 차게 공개한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이 성공하려면 많은 예산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도는 민간 유치와 중부내륙지원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선출직 지자체장의 한계를 벗으려면 이른 시일 내 사업 예산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비전이 발표될 즈음 19년 역사를 지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최소 인원과 절반으로 깎인 예산으로 영화제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청풍호를 배경으로 여름에 펼쳐졌던 영화제는 색다른 음악영화제로 인지도를 높여왔지만 부실회계 문제로 존폐위기까지 내몰린 셈이다.

하지만 이대로 사장되기엔 공들인 시간이 아깝다. 더구나 영화제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에 딱 들어맞는 우리 지역축제다.

성장 가능성을 높여 젊은이들이 찾는 한여름밤의 영화 축제로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없는 것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것에 역사와 전통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르네상스로 가는 길이다. 화려한 구호보다 있는 보석을 잘 꿰는 일이 충북문화가 꽃피고,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이 성공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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