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쥐어짜는 통증 … 2시간이 골든타임
가슴 쥐어짜는 통증 … 2시간이 골든타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03.2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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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심근경색 위험신호
20분↑ 지속 땐 병원치료
2시간내 시술 호전 기대
자동차 직접 운전 `금물'

인구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면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피가 응고된 덩어) 등으로 갑자기 완전히 막혀 심장 근육이 죽어가는 질환으로 가슴 통증이 나타난 지 2시간 이내 치료를 받으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7년 9만9647명에서 2021년 12만6342명으로 5년 새 27% 증가했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관상동맥에서 혈액을 공급받는 심장 근육은 더 이상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심장 근육이 오랫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못하면 심장 근육이 점차 죽게 된다. 막힌 지 오래된 후 혈관을 뚫으면 뚫어진 혈관으로 혈액이 공급돼도 이미 죽은 심장 근육은 다시 소생되지 않는다. 하지만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이 막혀도 심장 근육이 완전히 괴사하지 않도록 빠른 치료를 받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급성 심근경색은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줄어들게 된다. 만약 가슴 중앙 혹은 좌측에 가슴을 죄는 듯한 심한 가슴 통증과 함께 어지럼증, 식은땀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서 20~30분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주저 말고 119에 전화하는 것이 좋다.

급성 심근경색을 치료하는 방법은 완전히 막힌 혈관을 다시 이전과 같이 뚫어주는 것이다. 박창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가슴 통증이 발생하고 2시간 이내 치료받는 것이 가장 예후(경과)가 좋아 골든타임은 2시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협회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증상 발생부터 막힌 관상동맥을 개통하는 중재 시술(풍선 확장술·스텐트 삽입술)까지 2시간 이내 시행되는 것이 권장된다.

박 교수는 “증상이 생기고 8시간 이내 치료를 받는 것도 예후가 나쁘지 않다”면서 “하지만 12시간이 지나게 되면 예후가 좋지 않게 되고 증상이 생기고 24시간이 지나면 막힌 혈관을 뚫어 주어도 심장 기능의 회복은 거의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근경색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혈전용 해제를 정맥에 주사해 혈관이 막히게 된 혈전을 녹이거나 물리적으로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제거하거나 강제로 뚫는 방법(재관류 치료)이 있다.

최근 대부분의 병원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 혈전 용해제 치료보다는 재관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재관류 치료는 흔히 관상동맥 중재술로, 다리나 손목의 혈관을 통해 물망처럼 생긴 스텐트라는 금속 물질을 혈전으로 막히거나 좁아진 부위에 삽입하는 치료법을 말한다.

스텐트 제작 기술은 지속해서 발전해 금속 굵기가 얇아지고 구조적으로 혈관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됐다. 다만 스텐트는 우리 몸에 이물질로 작용해 스텐트 자체가 혈전을 형성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스텐트가 혈전을 만들지 않도록 혈소판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항혈소판제제 2제 이상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필요에 따라 그 이상 받아야 한다”면서 “이렇게 치료 받은 환자의 5~10% 정도에서 삽입된 스텐트 부위가 다시 좁아지는 재협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경우 다시 치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에게 병원까지 이송을 부탁하거나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직접 운전하다가 갑자기 쇼크가 오거나 심근경색 합병증인 심장마비가 와서 의식을 잃을 수도 있어서다.

특히 나이가 어느 정도 있으신 노인은 가슴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이유로 하루 종일 통증을 참다가 뒤늦게 병원에 와서 안타깝게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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