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CS 사태에…금융당국, 유동성 점검 주단위로 단축
SVB·CS 사태에…금융당국, 유동성 점검 주단위로 단축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03.20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유동성·연체율 점검 강화
지난주 업권별 긴급회의 개최하는 등 익스포저 파악



금융당국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부실 사태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대비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유동성 비율과 연체율 점검 주기를 단축했다.



SVB의 예금 전액보호와 UBS의 CS 인수로 시장은 차츰 안정되고 있으나, 미국 긴축 불씨가 여전히 남은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SVB·CS 사태 관련 금융시장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 금리 인상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해 이에 맞춰 감독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분기 단위 또는 월 단위로 실시 중인 유동성 비율과 연체율 점검을 주 단위 등으로 단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SVB는 미 금리 긴축으로 발생한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외부에 알려졌고, 곧바로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이 발생해 36시간 만에 초고속 파산했다. 이에 따른 여파로 세계 9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CS마저 위기설에 휩싸이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은 더욱 확대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주부터 업권별 긴급회의를 여는 등 유동성 비율과 연체율 관리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당국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장의 약한 고리로 꼽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저축은행중앙회와 업계 임원들을 소집했다. 특히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뱅크런에 대해서도 대책을 논의했다.



최근에는 상호금융권에 예금 이탈 등 특이 동향이 발견될 경우 즉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상호금융권은 2020년 마련된 감독 규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만 한다. 전날에는 금융투자업에 대한 유동성 점검을 이어가기도 했다.



다만, 미 당국이 SVB 예금을 전액 보호한다는 구제금융을 공식화했고 UBS도 CS를 전격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시장은 점차 안정되는 국면이다.



우리 금융당국도 미국·유럽 시장 불안 관련한 국내 익스포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파악하기로는 CS 관련 익스포저가 얼마 안 됐다"며 "CS가 국제적으로 영업하는 은행이다 보니 파생상품이나 유가증권 거래가 많은데 규모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혹시 모를 변동성에 대비해 올해 업권별 감독·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은행권에 대해선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기준 개선 등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국내 금융권도 반면교사 삼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SVB의 자산 구조가 특이한 점도 배경으로 꼽히지만 리스크 관리가 부족한 점도 원인"이라며 "국채가 디폴트 리스크가 없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이긴 하지만 금리 변동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한재준 인하대 글로벌금융학부 교수도 "SVB의 큰 실수는 금리 예측을 잘못한 것"이라며 "지난해라도 포지션을 변경했어야 했는데 미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안 올릴 것으로 생각을 해서 최장기물 채권을 계속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