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90% “복수 생각”
학폭 피해자 90% “복수 생각”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03.19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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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교 정신건강의학회 전문의 65명 조사
70% “극단적 선택 시도한 환자 치료 경험”
/그래픽=뉴시스
/그래픽=뉴시스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9명은 드라마 `더글로리'의 문동은처럼 가해자를 향한 복수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학교 정신건강의학회는 최근 학회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폭력 관련 진료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조사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전문의 78.5%는 학교 폭력 피해자를 진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90.2%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를 향한 복수에 대한 생각을 하는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47.1%는 구체적인 복수 계획을 세운 환자를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피해 환자들의 증상으로는 우울, 불안, 대인기피, 학교거부, 자해 등이 가장 흔하고 불면증, 분노조절 어려움, 자살사고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전문의 70%는 학교 폭력 피해로 인해 자살 시도를 한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나 우울장애, 불안장애로 진단을 받았으며 정신의학적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증상 호전에 도움은 되지만 후유증이 오래 지속됐다.

응답자의 31.4%는 학교폭력이 중단된 이후에도 수년 동안 후유증이 지속되는 환자를 진료했다고 답했다. 또한 62.7%는 환자들이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후유증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됐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63.1%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정신의학적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의들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안정적인 학교 환경도모'(33.7%)를 1위로 꼽았다.

한국학교 정신건강의학회 관계자는 “학교에서 학생 간의 예의, 대인관계 기술 등의 인성교육은 물론 학교 폭력 예방활동과 교사와 학교의 학교 폭력 사후 조정 및 대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학교 폭력 발생 이후에는 피해자, 가해자 및 방관 학생들의 정서, 사고 및 적응 상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나 영향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필요 시 정신 건강 전문가의 개입이 용이하도록 협조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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