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7형 ICBM 고각발사해 1000㎞ 비행…고체연료 가능성 낮아
北, 화성-17형 ICBM 고각발사해 1000㎞ 비행…고체연료 가능성 낮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03.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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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7형과 유사…북동쪽으로 고각 발사
고체연료엔진 가능성은 낮아…추가분석 필요

"한미연합훈련 겨냥, VIP 일정 고려한 도발 분석"



북한이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에 대한 반발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최근 개발하고 있는 고체연료엔진을 사용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오전 7시10분경부터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북동쪽으로 발사됐으며,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역 인근 바다에 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은 약 70분간 비행했고, 비행거리는 약 1000㎞, 최고 고도는 6000㎞로 탐지됐다.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17형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사일 탐지 재원이 이전 화성-17형 발사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해 8회, 올해 2회의 ICBM 도발을 감행했다. 가장 최근의 ICBM 도발은 지난 2월18일 화성-15형을 발사한 것이 마지막이다. 화성-17형은 지난해 2월부터 발사를 수차례 시도했고, 같은 해 11월에도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한 바 있다.



북한의 모든 ICBM 시험발사는 고각 발사로만 진행돼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사거리 비행능력은 보여주고 있다. 다만 정상 각도로 시험발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등 ICBM 핵심기술 확보 여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액체형 탄도미사일보다 발사 준비시간이 짧아 탐지가 어려운 고체연료엔진 탄도미사일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합참 관계자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고체연료엔진 사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화성-17형의 탐지 재원이 다른 부분이 있다.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보다 유리한 고체추진 탄도미사일을 2019년부터 개발해 시험발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체연료엔진의 지상연소 실험에 성공했다며 이를 공개 보도한 바 있다.



더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딸인 김주애가 직접 발사 현장에 참관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이와 관련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의도에 대해서는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와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반발로 분석했다.



합참 관계자는 "(발사 의도는) 사전에 계획된 수순이 아닌가 생각한다. 9일부터 2~3일 간격으로 발사하고 있다. 특히 오늘 발사일자를 선택한 것은 VIP의 한일정상회담을 겨냥해서 강한 불만을 표출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날짜를 아침에 선택했다. VIP 출국 전이라는 점이 그 근거"라고 덧붙였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5차 확대회의 진행' 기사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도발책동이 각일각 엄중한 위험계선으로 치닫고있는 현정세에 대처해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보다 효과적으로 행사하며 위력적으로, 공세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의 결정됐다"며 무력도발을 경고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이번 도발과 관련해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을 과시하려는 것"이라며 "기술적으로는 정상각도 발사를 위한 예행 연습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이면서, 한일간 밀착을 경고하는 이중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 정상화, 북핵공조를 위한 한일 안보협력 강화 등 한일정상회담 예상 결과에 대한 사전견제적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한과 교수도 "한미의 연합훈련 동안 도발을 이어간다. 지난해 11월 최초로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 도발한 바 있다"며 "한미연합훈련 시 감시·정찰·타격 자산이 동원돼 위축됐던 과거와는 달리 한국, 일본, 괌 등을 타격할 전술핵 능력을 갖춘 북한의 자신감이 표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시험 발사가 아닌 실전 배치된 미사일 발사를 주장하고 있다. 한미의 강화된 억제력 시현과 훈련에 대응해 북한도 실전을 상정한 대응을 감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합참은 "김승겸 합참의장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폴 라캐머라 연합사령관과 한미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은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하에 계획하고 있는 연합연습과 훈련을 강도 높고 철저히 시행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북한의 ICBM 도발 소식을 보고받고 "우리 군이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제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을 철저하게 수행하라"며 "공중강습 및 항고강습단 훈련 등 연합훈련을 강도높게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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