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도 거룩한
3·1운동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도 거룩한
  • 심진규 진천 상신초 교사(동화작가)
  • 승인 2023.02.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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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심진규 진천 상신초 교사(동화작가)
심진규 진천 상신초 교사(동화작가)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아래와 같이 시작합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 국민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이하 생략)”

1919년 3월 1일은 나라를 빼앗긴 국민의 울분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날입니다. 헌법 전문을 시작하는 문장에 가장 먼저 언급될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에겐 3·1운동의 저항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3월 1일을 우리나라는 `3·1절' 혹은 `3·1운동 기념일' 등으로 부르며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부터라도 `3·1운동'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운동'이라는 말을 찾아보면 우리가 잘 아는 건강을 위한 운동 이외에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힘쓰는 일, 또는 그런 활동'이라고 나옵니다. 일본 경찰은 맨손에 태극기 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습니다. 일본의 총칼에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습니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저항을 지속해나갑니다. 200만 명 이상이 참여했고, 사망자가 7500명이 넘는 대규모 민족적 저항이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저항하며 외친 구호는 `조선 독립 만세' 혹은 `대한 독립 만세'였습니다. 만세는 기쁨에 겨워 손을 높이 들고 외치는 소리입니다. `독립 만세'라는 말은 이날을 기준으로 하여 조선은 독립된 나라이니 기뻐하겠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3·1절'이나 `3·1 만세운동 기념일'이 아니라 `독립선언일'로 부르면 좋겠습니다. 일본은 무력으로 우리나라를 억압해서 나라를 빼앗아 갔지만, 우리 국민은 독립된 나라의 자주민임을 선언한 것입니다. 일본을 향해 빼앗아 간 나라를 돌려달라고 외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1919년 3월 1일 독립을 선언했기 때문에 일본의 강제 침탈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 되는 것입니다. 이날의 독립선언은 임시정부 수립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미 우리 민족은 독립을 선언했기에 해방이 되는 날까지 끊임없이 일제와 싸울 수 있었습니다.

1919년 3월 1일 수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한 독립선언서에도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이 선언은 나라 녹을 먹는 관리들의 입이 아닌 민중의 입에서 나온 것입니다. 관리들은 일본에 납작 엎드려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할 때 민중은 떨쳐 일어선 것입니다. 1920년, 대한민국임시정부는 3월 1일을 `독립선언일'로 지정해 처음 국경일로 기념했습니다. 헌법에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잇는다고 되어있으니 `3·.1절'의 이름을 `독립선언일'로 바꾸었으면 합니다.

일본은 독립을 선언한 우리나라를 무력으로 35년이나 점령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도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사과는커녕 역사를 왜곡하는 말들만 쏟아냅니다. 심지어 얼마 전, 나루히토 일왕 생일 행사를 하며 기미가요를 연주했습니다. 일본 대사관 관계자는 그동안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를 배려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들의 염치없는 말과 행동에 맞서 올해 3월 1일은 대한의 독립선언일임을 알리고 엄연한 독립 국가인 우리나라를 무력으로 침탈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라고 일본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면 좋겠습니다. 목숨 걸고 만세를 부른 우리 선조들의 넋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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