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 No! 이젠 델로네 삼각분할
관상? No! 이젠 델로네 삼각분할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 승인 2023.02.22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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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학생 시절을 마무리하던 졸업식 날 어머니는 멀리서도 군중 속에 있는 나를 잘도 찾아냈다. 얼굴이 통통하고 넓은 단발머리 학생은 금방 보이나 보다. 그런데 정작 아들이 군대 입대할 때 못 갔던 나는 훈련소에서 자대 배치를 위해 수백명이 일렬로 쫘악 늘어선 속에서 애타게 찾아도 아들을 못 찾아서 결국 아들이 날 찾아왔다. 그러고 보니 아들이 날 찾는데도 내 생김새 특징이 한몫했겠구나 싶다.

수많은 군중 속에서 특정한 누군가를 확인해내는 방법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알면 놀랄 것이다. 걸음걸이나 얼굴 인식을 통해 누구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방법이다. 이런 인식 방법뿐만 아니라 지문 인식이나 홍채 인식을 통한 인증 방식도 많이 과학적으로 발달해 특정한 개인을 특징지을 수 있게 해주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요즘 이뤄지고 있는 인식 발상의 획기적인 과학 발전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옛날 우리 조상은 관상을 중요하게 생각해 관상을 보면 그 사람의 미래가 보인다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관상이 곧 그 사람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것은 다분히 비과학적이며 본 칼럼의 논외(外)이다. 단지 관상을 본 이들이 솔깃하고 나와 닮은꼴 연예인을 찾아 매칭해주는 어플에 열광하는(때로는 전혀 엉뚱한 연예인이랑 매칭되어 낄낄거리기도 하는) 이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며칠 전 한 티스토리에서 발표한 얼굴 분석 어플 1위는 닮은꼴 연예인을 분석하거나(5위), 자신의 귀염성 등 특징을 말해주거나(4위), 우리나라 미남미녀 데이터로 학습된 자료에 바탕을 두고 자신의 이상적 얼굴 분석 결과를 제공하거나(3위), 얼굴 나이를 측정해주는(2위)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해 사진 속 얼굴의 나이와 성별, 감정을 분석해서 제공해주는`얼굴 분석(Face Analysis)' 어플이 차지했다. 또한 구글의 페이스 넷은 얼굴 인식률이 99.96%에 이른다고 한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바로 얼굴 분석 시스템에 숨어 있는 델로네 삼각분할(Delaunay triangulation)의 원리 덕분이다.

델로네 삼각분할은 평면 위의 점을 삼각형으로 연결하여 공간을 나눌 때 각 내각의 최솟값이 최대가 되도록 분할하는 방법이다. 어렵다. 얼굴 인식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수학적 내용이 나와서 머리를 아프게 할 것 같다면 잊어버리자. 단지 얼굴 각각이 가진 수많은 변화 포인트들을 포함한 영역들을 AI가 클러스터로 분류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이 델로네 삼각분할은 정의에 따라 비슷한 거리에 있는 점 3개가 연결되어 삼각형이 되기 때문에 평면에 표현된 얼굴이 입체적 표면으로 모델링이 가능해진다. 즉 사진을 보고 얼굴의 특징을 포착해 입체화하여 구현함으로써 수많은 군중 속에서 특정한 개인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이다.

이 델로네 삼각분할은 이번 코로나19의 전파를 추적할 때 최초 감염자로부터 역학조사 진행 시뮬레이션에서도 톡톡히 제 역할을 했다. 세상의 많은 문제가 수학의 원리 위에 과학적 토핑으로 포장되어 있는데 이처럼 변화무쌍한 문제들을 담고 있는 21세기에 포장지를 벗기고 리더가 될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출현을 기다리며 교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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