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협치 여야 모두 변해야 한다
말로만 협치 여야 모두 변해야 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3.02.16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청주시의회 여야의 소통과 협치 약속은 역시 믿을 게 되지 못했다. 3대 의회가 개원하고 8개월 동안 그토록 강조했던 소통과 협치 움직임은 찾기 힘들었다. 비생산적 공방을 유발하는 감정의 정치가 꼴불견 수준이다. 여야 동수 의회의 민낯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결 일변도의 감정의 정치가 도드라져 소모적 정쟁을 불러일으키며 시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 이성과 합리가 지배해도 모자랄 의회가 파행으로 얼룩지고 있다. `행복한 청주, 시민을 위한 의회'라는 슬로건이 무색하다. 3대 의회 내내 비슷한 양상이 지속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현실이다.

청주시의회는 개원 100일을 맞아 2회의 회기를 열어 조례안 26건, 예산안 1건, 동의안 11건, 계획안 2건, 기타 22건 등 총 62건의 안건을 처리했고 의원발의 조례 4건, 시정질문 4건, 5분 자유발언 8건 등의 활동을 했다고 성과로 홍보했다.

하지만 평가할만한 일은 그게 거의 전부다. 작년 9월부터 의회를 지배한 것은 본관동 철거 문제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범석 시장 지키기에 여념이 없었고 야당은 철거만 고집하면서 대화와 타협이 본령인 의회정치는 실종됐다. 오히려 감정의 골만 더욱 깊어진 양상이다.

대화와 타협의 실종은 여전하다. 여야 동수에서 무게의 균형추가 국민의힘쪽으로 기울자 여당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고 야당은 무기력했다. 야당이 막판 철회하겠다고 한 의장 불신임안 처리가 한 예다. 서로 `네 탓' 공방만 있었지 타협의 묘미는 찾아볼수 없었다. 품위있는 의회정치를 위한 여야의 자제와 관용이 실종됐다.

타협이 실패하면서 상대에 대한 감정은 더욱 악화됐다. 13일 본회의 직전 박완희 원내대표 등 민주당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장과 국민의힘이 협상의 전제처럼 주장해 온 `박완희 원내대표직 사퇴'와 함께 의장 불신임안과 부의장 사임안 표결 유보를 제안했으나 이마저 거부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의회가 정상화할 때까지 2월 임시회 등원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병국 의장은 이날 “민주당이 오늘 임시회 개회 10분 전 의장 불신임안 철회서를 제출하고 등원을 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박 의원을 양당의 원내 대화 파트너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원내대표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꼼수를 부리면 안 된다. 믿을 수 없고 신뢰가 안 간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힘겨루기엔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다. 하나의 요구를 들어주면 또 다른 조건을 내걸어 갈등을 키울 것이라는 의심이 작동하는 것이다. 이럴땐 대화와 협상이 유일한 해법이다. 상대편 처지에서 자신의 입장을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초심으로 돌아가 시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진정시키려면 감정싸움부터 멈춰야 한다. 여당은 숫적 우위를 내세워 야당에 백기를 요구하려는 그림만 연출하려 한다는 의심을 산다. 민주당은 `건설적 반대자'가 시민들이 바라는 야당상임을 모르지 않는다면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협상 자세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갈등의 골을 좁히는 출발점은 의장과 야당 원내대표의 조속한 회동이다. 성과물에 집착하지 말고 만나야 한다. 정치적으로 풀 것은 풀기 바란다. 여야의 갈등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답답하고 피곤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