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걱정은 들어올 수 없는 내 마음속 집 홈in홈
불안과 걱정은 들어올 수 없는 내 마음속 집 홈in홈
  • 이송현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3.02.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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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이송현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이송현 충북교육도서관 사서

 

충북교육도서관에서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운영한 `북적북적 즐거운 책 놀이터' 연수 중 `BTS'(Book Toward Solutions)라는 놀이가 있었다.

각자 고민을 적어 모아진 고민카드 중 진행자가 고민 하나를 고르고, 나머지 참여자들은 고민에 도움이 될 만한 단어나 구절 등 적절한 글귀를 책에서 골라 그 이유와 함께 발표하면 하트를 얻고, 진행자가 가장 마음에 드는 참여자를 선택하면 하트를 얻어 가장 많은 가진 참여자가 우승하는 게임이다.

이날 진행자가 고른 `나는 왜 사는가?'라는 고민에 파울볼은 없다(이장근·창비교육) 시집에 `잃어버린 부호' 라는 시를 읽어 준 게 마음에 남는다.

`언제부터인가/내 노트에서/느낌표가 사라졌다/초등학생 때에는/내가 좋아하는 부분에/야구 방망이 닮은 느낌표/홈런 치듯 딱딱 찍어 놓았는데/요즘 내 노트에는/별표만 가득하다/뭐가 그렇게 중요한 건지/내 노트에는/중요하지만 느끼지 못하는/일들로 가득하다.'

둘째 아이를 낳고 복직한 지 6개월이 지났다. 내 인생에 느낌표는 사라지고 별표만 가득한 것 같다. 일도, 아이도, 그저 일상을 유지하는 것뿐인데 버겁다 느껴지는 하루하루가 이어지던 날, 매일 점심 한 끼를 먹어도 잘 먹어야 한다는 옆자리의 연구사의 말씀이 갑자기 가슴에 콕 박혔다.

“충분히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건 몸이 아닌 마음의 문제일지도 몰라”라고 쓰인 띠지가 책을 펼치게 했던 현실 힐링 에세이인 도서 `불안과 걱정은 들어올 수 없는 내 마음속 집 홈in홈'(태수 저·피카·2022).

홈in홈에 밑줄 그었던 `내가 되고 싶었던 프로의 모습은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삶을 갈아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일도 삶도 균형 있게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을 텐데, 나는 음식도 삶도 남길 줄 모르는 어딘가 고장 난 어른이었다.'라든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은 좋지만, 우리 삶을 완성하는 것도 결국은 사소한 일상들이니까 그 마음이 꼭 거대한 데서부터 시작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오늘 점심 뭐 먹지” 같은 매일 일어나는 일상의 호불호를 남없이 결정해 나가는 것, 그런 작은 선택을 잘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딱 내 상황이 아닌가.

그럼에도 `삶의 이유란 때때로 남에게서 출발하기도 하는 것'이라는 이 책의 문구처럼 그래, 지금이 제일 힘들 때지 하며 손 잡아주고, 등 두드려주는 선배들의 위로와 내가 뭘 좋아하고 있는지를 궁금해 하는 후배 덕분에 그리고 연수생들이 기립박수를 쳤던 2023년 충북교육도서관 교직원 대상 첫 번째 연수 강사인 `그림책으로 마주하는 아이 마음'의 저자 유라쌤이 아이들을 만나려면 어른이 행복해야 하니, 어른 마음을 위로라는 시간을 꼭 넣어달라며, 아이는 부모의 등을 바라보고 자라니 내 아이가 살았으면 하는 삶을 살기를 당부했으니 오늘도 다시 마음을 재건축해 본다.

오늘도 잘 먹고, 잘 자는, 나를 잘 챙긴 하루가 되기를. 내가 행복해서 우리 아이가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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