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만 끊으면 살이 빠질까
밀가루만 끊으면 살이 빠질까
  •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3.02.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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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다이어트의 영원한 적 중 하나가 바로 밀가루다. 건강에도 안 좋고 다이어트에는 특히 더 안 좋다는 이 밀가루, 그렇다면 밀가루만 딱 끊으면 살이 빠질까? 과연 밀가루가 정말로 다이어트의 적이 맞는 건가?

매리랜드 의과대학의 알레시오 파사노 교수는 셀리악병의 세계적인 권위자인데 바로 이 셀리악병 때문에 밀가루가 건강에 안 좋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셀리악병이 있는 사람은 밀가루를 먹게 되면 그 안에 있는 단백질인 글루텐에 과민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때 특히 소장의 벽에 계속 손상이 가해지고 나중에는 흡수를 돕는 융모가 모두 사라지고 편평해져 버린다. 셀리악병의 주요 증상으로는 설사, 피로, 체중감소, 복부팽만, 빈혈 등이 있고 그 외에도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병은 치료법도 없고 그냥 밀가루를 안 먹는 방법밖에 없어서 밀가루의 위해성 특히 글루텐이 안 좋은 것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셀리악병은 HLA-DQ2와 HLA-DQ8 같은 특정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한테만 발병하는 병이고 한국인들에서는 거의 보고 되지 않는다. 그리고 NCGS라고 해서 셀리악병처럼 치명적인 병은 아니고 삶의 질이 떨어지거나 불편해지는 일종의 알러지와 같은 질환도 있다.

결론적으로 밀가루가 독이 될 수는 있는데 유전적이거나 체질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렇고 아닌 사람에게는 독까지는 아니다. 실제로 밀가루가 독이었다면 이제까지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을 것이다.

그러면 다이어트적인 측면에서는 어떨까? 밀가루는 도정을 하고 가공이 많이 들어가 혈당을 더 쉽게 오르게 할 수 있다. 혈당이 빠르게 오르면 몸에서는 일종의 비상상황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인슐린 분비를 급하게 하다 보니 더 많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인슐린은 세포 안쪽으로 에너지를 쭉 들여보내기 때문에 지방합성을 활성화한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밀가루가 다른 음식보다는 안 좋을 수 있다.

그러면 밀가루만 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일단 건강 면으로 보자면 사실 밀가루에 무슨 굉장한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밀가루는 어디까지나 음식이고, 크게 독성이 있었다면 아마 나라에서 진작에 식품으로는 못 쓰게 금지했을 것이다.

사실 밀가루 자체만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들이 안 좋다. 밀가루만 끊어봤자 다른 나쁜 것들을 실컷 먹으면 역시 또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따라서 밀가루를 아예 안 먹을 필요는 없고 먹고 싶은 분들은 적당히 먹되 다만 밀가루 뿐만 아니라 전체 음식 조합을 잘 생각해서 먹으면 된다.

밀가루가 건강이나 다이어트 면에서 분명히 손해가 있긴 있다. 다만 밀가루만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몰아가다 보면 반대로 더 문제가 되는 설탕이나 지방 등은 못 보고 지나치게 된다. 오늘은 밀가루가 좋다는 것은 아니고, 밀가루만 문제 삼을 게 아니라 전체 음식의 조합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밀가루가 피부에 안 좋다는 것은 글루텐에 민감한 사람은 가끔 피부 증상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글루텐 자체만 문제라기보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 전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여드름 등의 트러블은 보통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더 심해지는데 밀가루도 혈당지수가 높지만 대부분 밀가루가 들어간 빵들은 설탕도 많이 넣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즉, 이 경우에도 밀가루를 포함한 음식 전체 조합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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