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한옥카페 `청주 핫플'
도심 속 한옥카페 `청주 핫플'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02.0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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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넘은 한옥 3채 직접 리모델링 `공기' 조성
서운동 좁은 골목 위치 … 현대인들의 쉼터 각광

 

충북이 대형 카페 도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청주 외곽에 대형 커피숍이 들어서면서 커피투어족들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다. 탁 트인 야외공간에 대형주차장까지 갖추면서 힐링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크고 넓은 문화공간이 대세임에도 좁은 골목과 한옥이라는 불편한 공간에 카페를 조성한 이가 있다. 청주 서운동에 60년 넘은 한옥 3채를 리모델링해 카페로 재탄생시킨 카페 `공기'대표 육성민씨(55·사진)다.

“금융업에 종사하다 제2의 인생을 무엇으로 살까 고민하다 카페 운영을 생각하게 됐다”는 육 대표는 “기존 카페처럼 외곽에 대형 규모로 지을까도 싶었지만 남다른 공간을 운영하고 싶었다. 2년간 카페 자리를 물색하다 서운동 골목과 한옥에 반해 이곳을 택했다”고 말했다.

승용차 한 대 겨우 들어가는 골목과 도심 빌딩에 가려 보물찾기하듯 찾아가야 한옥 카페 `공기'는 한옥 별채마다 1955년생, 1965년생으로 탄생연도를 이름으로 붙였다.

내부에는 한옥의 내력을 궁금해하는 손님들을 위해 리모델링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사진도 전시하고, 오랫동안 수집한 200여개 세계 각국의 커피 그라인더로 벽면을 장식해 고풍스러운 느낌도 살렸다. 한옥의 완벽한 변신이다.

건축 관련 일을 한 적 없는 그가 직접 한옥 리모델링을 해야 했던 것은 좁은 골목 때문이다.

육 대표는 “공사차량이 들어오기 힘들다 보니 리모델링을 포기하는 업자도 생겨냈고, 차라리 신축하라고 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쓰레기 처리만 5톤 트럭으로 120번 넘게 버렸다. 제2의 인생 설계로 카페 운영을 계획하면서 이 일을 길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남다르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골목에 대한 애정을 들려줬다.

한때 청주 부시장 사택으로도 사용했다는 1955년생 한옥은 도심 속 현대인들에게 작은 쉼터가 되었다. 사라지고 잊힌 우리 문화를 한옥이란 공간에 담아냄으로써 특별한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청주문화의 원형이 남아있는 원도심에 대해선 아쉬움도 크다. 청주시민만 모르는 도시의 맛과 멋을 지자체에서 잘 엮어낼 때 청주의 문화도 살아날 것이기 때문이다.

 

육 대표는 “청주를 노잼도시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도심을 천천히 걸으면 골목문화와 함께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건축물의 역사도 만날 수 있어 재미있다”면서 “오래된 도심 한가운데 1000년 가량 자란 은행나무가 있는 도시는 많지 않다. 타지역 분들에게 원도심을 안내하면 아주 흥미있어한다. 문화는 도시의 힘이고 얼굴이다. 청주의 모습이 너무 많이 변해 아쉽지만 살릴 곳은 살리고 보존할 곳은 보존하는 방식으로 원도심을 활용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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