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파도어촌계' 고령화시대 복지 모델 주목
`태안 파도어촌계' 고령화시대 복지 모델 주목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02.0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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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 8명에 1500만원씩 퇴직금 지급 결정
계원·주민 적극 동의 `스스로 복지' 큰 의미

태안군 소원면의 파도어촌계(어촌계장 최장열)가 기금을 활용해 직장인들게에나 어울릴 법한 퇴직금을 퇴직 어촌계원들에게 지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구 고령화 시대 주민 자구책으로써 큰 의미가 있다는 자체평가가 나온다.

250여명의 어촌계원이 바지락을 캐며 생활하는 파도어촌계는 올해 어촌계를 탈퇴한 8명에 각 1500만원씩 총 1억2000만원의 퇴직금을 지급했다. 8명 중 2명은 사망에 따른 자동 탈퇴로 사망자의 가족이 퇴직금을 받았다.

퇴직금 재원은 어촌계 적립금에서 나왔다. 그 동안 어촌계는 바지락 위판금액의 일정액을 어촌계 기금으로 적립한 후 잔여 예산 전액을 계원 배당금으로 지급해왔으나 이제 퇴직금 예산을 뺀 나머지 금액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번 퇴직금 지급은 어촌계원을 비롯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파도어촌계는 퇴직금 지급을 위해 2년간 어촌계원 및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속적인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어촌계에서 생애 대부분을 바친 주민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지난 2021년 탈퇴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최종 확정짓고 규약 및 정관 개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곧바로 시행에 돌입했다. 올해 8명의 탈퇴자가 퇴직금을 수령하는 첫 사례가 나오게 됐다.

최장열 파도어촌계장(52)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파도리 어장은 그냥 만들어진 곳이 아니고 어장을 일구기 위해 수많은 시간을 힘써오신 분들의 노고가 어린 터전”이라며 “이분들이 어촌계 탈퇴 후 병원비나 약값 등에 충당할 수 있도록 어촌계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배당금이 전년 대비 33% 수준으로 줄었지만 계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어촌계원 김모씨는 “훗날 나이가 들어 어촌계를 탈퇴할 때 그동안의 시간을 인정받는다면 금액을 떠나 마을 주민이자 계원으로서 매우 보람될 것”이라며 “파도어촌계가 복지와 인정이 넘치는 어촌계가 됐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파도어촌계는 연간 예산 잔액 중 일부를 앞으로 퇴직금으로 사용해 나갈 예정이다.

최장열 어촌계장은 “퇴직금 지급과 관련해 어촌계에서 무한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인 예산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복지어촌 조성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립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한 마을 역량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태안 김영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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