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다시 학교 속으로
동요, 다시 학교 속으로
  •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 승인 2023.02.0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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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대한민국 최고의 동요축제 2023 KBS창작동요대회가 시작되었다.

이 동요제는 그동안 32회를 거치면서 400여 편의 동요를 탄생시켰으며 이 시대 어린이들의 감성을 표현하는 동요들이 발표되고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 동요제는 노랫말을 먼저 선정하는데 지난 1월 27일 최종 62편의 선정 노랫말이 발표되면서 전국의 작곡가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곡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

`꼭 안아줄래요'로 2015년에 대상 수상을 비롯해 총 5곡을 이 동요제를 통해 발표하였고 작년에는 본선 심사에 참여하는 등 KBS창작동요대회는 나에겐 아주 특별한 동요제이다.

이렇게 새로운 곡을 탄생시키는 창작동요제가 전국적으로 10여 개가 넘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동요는 대부분 이러한 창작동요제를 통해서 발표되는데 새롭게 발표되는 곡이 1년에 200곡은 넘는 것 같다. 200여 곡 중에서 사람들에게 불려지는 곡은 과연 몇 곡이나 될까?

과거 MBC창작동요제가 유일했을 당시 `노을'이라는 동요는 거의 모든 초등학생들이 부를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동요를 부르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시대가 흐르면서 창작동요제의 수도 많아졌고 음악적 스타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세련되고 보다 대중적으로 바뀌었지만 오히려 학교에서 동요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동요도 전문화되면서 창작동요제를 통해 동요를 만들어내는 이른바 `생산자', 즉 작사가, 작곡가, 가창자, 가창지도자 그룹과 만들어진 동요를 부르는 어린이인 `소비자' 그룹이 양분화되면서 더욱 그러한데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가지 못하고 `생산자'가 곧 `소비자'가 돼버리는 현상이 가장 큰 문제이다.

즉, `소비'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콩쿠르나 동요행사 참가자를 보면 창작동요제에 참가했던 학생들과 전문적으로 동요를 배우는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일반학생은 거의 없고 있더라도 수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진정한 동요의`소비'는 어디에서 이루어져야 할까? 바로 `학교'이다. 우리가 대중가요를 듣거나 생활 속에서 흥얼거리며 부르는 것처럼 동요도 일상생활에서 즐겨 부를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장소가 바로 `학교'가 돼야 한다. 동요는 대중가요처럼 TV나 대중매체로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연수나 세미나 등에서 선생님들에게 강의를 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에게 요즘 창작동요를 가르쳐주고 같이 부르는 활동을 한다. 창작동요를 접한 선생님들은 본인이 알고 있던 예전 동요와는 다르다며 좋아한다. 선생님들은 “요즘 아이들은 동요를 싫어한다”라고 얘기하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내가 얻은 확신은 `요즘 아이들이 동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요즘 선생님들이 동요를 모른다'였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들에게 동요를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동요의 진정한 `주인'은 어린이다. 어린이들이 다시 동요를 부르게 하고 싶다. 동요(童謠)의 `동(童)'자가 아이 `동'자이다 보니 `동요'하면 유아에게만 한정 짓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그래서 새로운 용어를 구상 중이다. 예를 들면, `키즈팝'이라던지)

동요, 이제는 다시 학교 속으로 들어와 교실에서, 학교에서 진정한 `소비'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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