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충북지사께
김영환 충북지사께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3.02.0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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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충북을 새롭게(New Chungbuk), 도민을 신나게(Joyful People)'라는 도정 슬로건이 간결하고 산뜻해 마음에 들었습니다.

`경제를 풍요롭게, 문화를 더 가깝게, 환경을 가치 있게, 복지를 든든하게, 지역을 살맛나게'라는 다섯 가지 도정비전도 좋아 그리 되기를 바랐습니다.

하여 도청 주차문제를 비롯한 취임 초의 매끄럽지 못했던 리더십과 시행착오에도 힐난하지 않고 지켜봤습니다.

선한 취지였고 적잖은 교훈도 얻었으리라 사료되어서입니다.

민주화운동으로 옥고를 치루기도 했고, 타향인 경기도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낙향출마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고 도백을 꿰찬 저력이 있어 문제점을 보완하고 자가발전하리라 여겼거든요.

누가 뭐래도 당신은 경찰고위직출신의 주병덕(1기) 지사와 행정고시를 패스한 정통관료출신의 이원종(2-3기), 정우택(4기), 이시종(5-7기) 지사와는 결이 다른 정치인출신 도백입니다.

그래서 기대도 크고 우려도 컸습니다.

정치적 무게감과 여야를 넘나들며 쌓은 인맥으로 도정의 파이를 키우리라는 긍정적인 기류와 지역사정과 지방행정에 어둡다는 부정적인 기류가 교차했기 때문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 등을 만나 지역의 공영을 논하고 현안해결을 위해 중앙의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수시로 만나는 등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펼친 것도, 국민의힘의 이준석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에게 당과 자신을 위해 자중자애 할 것을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주차장을 예약해야 하는 관광지가 어디 있냐며 청남대 주차장의 대폭적인 확대를 지시한 것도 그렇습니다.

전임 지사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파격행보이고 조치였습니다.

지난 1월 28일 SNS에 올린 글도 그랬습니다.

`곳곳에 규제 아닌 것이 없고 정부에서 이런 규제가 풀릴 기미도, 희망도 없다'며 `제발 청남대 주변 5㎞만 풀어달라고 애걸복걸해도 단 1㎝ 규모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대통령의 지시도 영도 서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봄이 오면 충주호와 대청호 앞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오송과 청주비행장 활주로에 드러누울 것'이라며 `또 감방 가겠다는 불길한 예감도 든다'고 해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당신의 그런 충북애와 결기가 고맙기는 하지만 그리하지 말기 바랍니다.

광역자치단체장이 운동권 투쟁방식으로 문제해결을 하려는 건 온당치 않습니다. 속상하고 더디더라도 도민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 합법적으로 타개하고 슬기롭게 꽃피워야 합니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도, 중부내륙발전특별법도, 도력증진도 그리해야 합니다.

장돌뱅이를 자처하며 지구 반 바퀴를 도는 강행군을 해 괄목할만한 투자유치 성과를 올렸던 것처럼.

김 지사가 이처럼 외치는 잘하는데 내치는 글쎄 라는 저간의 평이 있어 한 말씀 드립니다.

지사가 임명한 정무직공무원들과 출자출연기관장들 중 일부가 점령군 행세를 한다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고, 직원들의 복지부동이 예사롭지 않아서 입니다.

지사는 160만 도민이 승선하고 있는 충북호의 선장입니다.

거친 대양에서 이웃한 대전호 세종호 충남호는 물론 덩치 큰 경기호 경북호와도 만선 경쟁을 하면서 도민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모셔야 할 책무를 지닌 분입니다.

경쟁에 뒤쳐지지 않고 피안에 당도하려면 선원인 공무원들의 창의적인 노력과 헌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하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공무원들이 지사 측근과 학연 혈연 지연에 줄서는 일이 없도록 하고 주어진 과업과 대민봉사의 성과로 인사하고 신상필벌을 하면 내치는 심화발전 될 것이니 그리 하기 바랍니다.

당신은 여러 권의 시집을 낸바 있는 이른바 시인도지사입니다.

부디 초심을 잃지 않고 시를 쓰듯 애민(愛民)하고 외민(畏民)하십시오.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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