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 예산 줄이면 코로나 누가 막나"…국회 간 의사들
"의료원 예산 줄이면 코로나 누가 막나"…국회 간 의사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01.3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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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료원전문의사협 국회의사당 앞 기자회견
"기재부 축소 예산으로 필수의료 기능 수행 불가"

"의료원(본원) 800병상 필요…274병상 더 늘려야"



국가 중앙 공공 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이 신축·이전해 운영하려던 병상 수가 기획재정부(기재부)의 사업비 삭감으로 대폭 축소되자 이 병원 의사들이 국회 앞에서 예산 삭감을 철회하고 병상 수를 늘려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협의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부에서 축소한 예산으로는 중앙의료원의 미충족 필수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구하며 정부에 예산 삭감 철회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최근 중앙의료원과 협의해 총 1050병상(의료원 800병상·중앙감염병병원 150병상·중앙외상센터 100병상)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를 기재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사업비를 1조2341억 원에서 1조1726억 원으로 축소해 760병상(의료원 526병상·중앙감염병병원 134병상·중앙외상센터 100병상)으로 확정했다.



이들은 "본원(모병원)의 규모를 늘리지 않고 감염과 외상 병동만 추가로 얹는다고 미충족 필수의료에 대응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본원에 고위험 감염병 환자에게서 동반될 수 있는 감염 이외의 혈액투석·정신질환·임산부·소아 등에 대한 대응능력과 숙련된 의료 인력을 평소에 갖추고 있어야 적시에 적정 진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위기 등 의료적 재난 상황에서 미충족 필수의료에 제대로 대응하고 지방 의료 격차를 해소하는 중심기관으로 적정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총 1000병상 이상 (본원 800병상)의 규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외 감염병 병원들도 감염병 병원을 지원하는 동시에 일정 규모 이상의 병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규모의 모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탄톡생병원은 읍압격리병상 330병상, 모병원 1720병상에 달한다. 홍콩 감염병센터는 음압격리병상 108병상, 모병원 1753병상, 독일 샤리떼 병원은 음압격리병상 20병상, 모병원 3001병상이다.



이들은 "기재부에서 축소한 중앙의료원 현대화 사업 규모로는 의료취약 계층에 대한 적정 의료제공도 불가하다"면서 "새로 짓는 병원마저 병원 규모의 한계로 인해 취약계층에게 적정 진료를 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의 의료 안전망은 포기해야 하나, 그렇다면 기재부의 중앙의료원 현대화 예산 삭감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부는 진료권 내 병상 초과 공급 현황과 중앙의료원의 낮은 병상 이용률을 고려해 병상 수를 축소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감염병 위기 등의 재난 상황에서 미충족 필수의료와 의료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단순히 진료권 내 병상 수로 이전 규모가 결정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예산을 삭감한다면 제2, 제3의 코로나는 누가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면서 "중앙의료원이 국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할 미충족 필수의료와 의료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예산 삭감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한 국가 감염병 대응 체계를 하루 빨리 세울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지난 17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 데 이어 19일 규탄 시위에 들어갔다. 지난 25일 의료원 내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 사업 축소를 반대하기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온라인 지지 서명도 받아 국민 총 1만 명의 서명을 대통령실에 전달하고 결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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