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비교하지 말아라
남과 비교하지 말아라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23.01.12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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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에 따르면 우리 내면에는 우리를 잘 아는 비평가 살고 있다. 이 내면의 목소리인 비평가는 큰 목소리로 자신의 소소한 노력을 무자비하게 깎아내린다. 한편 자기비판은 건강한 정신 소유자라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다.

현실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지만 능력과 결과는 평등하지 않다. 극소수의 사람이 중요한 것 대부분을 창조하며 승리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지는 않지만 가장 많이 가져간다. 밑바닥의 삶은 황폐하여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으며, 의미를 찾지 못하고 살아가다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이러할 때 내면의 비평가는 현실보다 더 비관적이고 절망적으로 가혹하게 자기를 공격한다. 한때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정신을 지키는 방법으로`긍정적 망상(positive illusion)'을 추천했다. 거짓말을 보호막으로 활용해 자신을 지키라는 것이다.

일이 잘 안 풀릴 때 특히 누군가와 비교해 초라함을 느껴 잠이 안 올 때 긍정적 망상을 많이 사용한다. 그러면 잠시 행복해진다. 그러나 잠이 깨고 아침이 오면`그럼 그렇지, 너는 거기까지야. 너보다 잘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라며 내면의 비평가는 더 쎄게 몰아붙인다.

심리학자 피터슨은 그의 저서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늘 당신의 노력과 삶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내면의 비평가 목소리에 귀를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내면의 목소리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라고 한다.

팀장으로 승진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을 예로 들어보자. 조직의 팀원에서 팀장으로 승진하고 싶다. 그런데 현재 팀장은 그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고 일을 잘해 인정도 받고 있다. 설사 현재 팀장이 자리를 옮긴다 해도 나와 경쟁이 되는 팀원들이 너무 많으며 그 속에서 그들을 이기고 팀장이 될 자신이 없다.

내면의 비평가는 승진하면 성공, 승진 못 하면 실패로 자신을 규정할 것이다. 또 성공하면 행복, 실패하면 불행하다고 큰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분법적 잣대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정확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우리의 삶은 훨씬 더 복잡하고 역동적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인생의 게임이 있다. 직장생활이라는 게임, 가족관계라는 게임, 빠져 있는 운동이라는 게임 등. 그리고 우리는 하나 이상의 게임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성공과 실패는 단 한 번의 게임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게임은 잘하고 있고 어떤 게임은 그럭저럭 이고 어떤 게임은 망하고 있는 것이 정상적인 삶이다.

모든 게임에서 폭망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모든 게임에서 승리하는 사람도 없다. 혹 모든 게임에서 승리하고 있다면 아마 그 사람은 새로운 분야, 까다로운 분야에는 도전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따라서 승리하고 있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성장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떤 게임을 하든 인생의 게임에는 고유한 특성이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무의미하다. 그러나 내면의 비평가는 자기에게는 없는 것을 유독 크게 보이게 하고 자기가 가진 것은 초라하게 보이게 조작한다. 또한 피해의식과 시기, 질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도록 유도한다.

당신 동료는 당신보다 일도 잘하고 인맥도 좋고 외모도 훌륭해서 빨리 승진했다. 그런데 배우자와 각방을 쓰며 남처럼 지낸다. 당신은 다른 건 몰라도 안정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 누구의 인생이 더 성공한 인생이고 행복한 인생일까? 높은 지위와 막강한 권한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는 그분이 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부하직원을 소모품 취급한다면 그의 삶이 당신의 삶보다 나은 삶일까.

그런데도 여전히 내면의 비평가는 남들과 비교를 시도하며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려고 할 것이다. 심리학자 피터슨은 이럴 때 내면의 비평가에게`나는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아, 오직 어제의 나와 비교할 뿐이야.'라고 화를 내며 소리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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