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은 `빚잔치' 은행은 `돈잔치' … 고금리 시대의 민낯
서민은 `빚잔치' 은행은 `돈잔치' … 고금리 시대의 민낯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3.01.11 1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중銀 “이자장사” 비판 속 400% 성과급 소식
금융당국 대출금리 산정체계 고강도 점검 압박
“영업시간 단축 소비자 불편”… 정상화 요구도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속보=경기침체 속에 시중은행들이 고금리의 이자장사(본보 1월 11일자 1면 보도)를 한다는 비판 속에 기본급의 300~400% 성과급 잔치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은행권에 대한 원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성과급 줄이기' 압박에 나섰다.

11일 충북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원회의에서 “은행의 성과보수 체계가 단기 성과에 너무 치우쳐 중장기적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소홀, 금융사고 발생 등의 문제점이 초래되지 않도록 은행권과 함께 성과보수 체계의 개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고금리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은행 직원들이 이자장사로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것이다. 이는 성과급을 줄이라는 우회적 압박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의 고금리 대출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예금금리는 줄어든 반면 대출금리는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는 연계돼 작동한다. 예를 들어 예금금리가 줄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락하고, 코픽스로 기준을 정하는 대출금리도 줄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출금리가 줄지 않는 것과 관련해 은행들이 금리인상 시기를 틈타 부당하게 금리를 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고강도로 모니터링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지역 금융소비자들은 “고금리로 서민들은 고통받고 있는데 이자장사로 수익을 올린 은행들이 성과급 잔치를 하고 있으니 은행들이 비난을 받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청주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김모씨(59)는 “서민가계 뿐 아니라 기업들도 고금리에 허덕이고 있다”며 “고통분담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은행권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하지 않았는지 금융당국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성과급 잔치'를 비판한 이유는 비단 `이자장사' 때문만은 아니다. 과도한 성과급 잔치가 자칫 자본적정성 악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저해시킬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실제 금감원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상황이 터졌을 때도 은행들에 과도한 성과급 잔치를 자제하라고 했다. 은행의 자금중개 역할이 중요한 만큼 자본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유지하라는 뜻이었다.

또 금융당국은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에도 은행의 단축 영업이 지속돼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금융 노사는 여전히 영업시간 복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금융계 관계자는 “예금금리를 내리면 대출금리도 내려야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며 “성과급 잔치까지 나오고 있으니 금융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엄경철 선임기자

eomkccc@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