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present)라는 선물을 받는다는 것
현재(present)라는 선물을 받는다는 것
  • 이인모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 승인 2023.01.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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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인모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이인모 청주시 흥덕구 건축과 주무관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 둘을 챙겨 정신없이 출근하는 바쁜 워킹맘의 삶을 살고 있다.

누구에게는 안정된 직장을 다니는 사람으로 불리고 경력단절 친구들에게는 가끔 부러움의 대상일 때도 있다.

하지만 회사에 출근하면 하루 종일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린다. 인허가라는 업무의 특성이 그러하기도 하고 전화라는 익명에 조금 더 예의를 잊는 사람들 때문인 것도 같다.

감정을 쏟아내는 민원인들의 거센 말이나 행동, 왜 안되냐는 항의, 개인 사정을 토로하시는 모든 말들이 때로는 너무 버겁게 느껴진다.일반 기업에서의 CS(고객응대업무) 파트에서 근무하는 느낌이다.

보통 회사에서는 업무 관련자가 아닌 분들과 대면하며 업무를 하는 경우를 서비스업이라 부르고 그들의 감정노동에 회사 차원에서의 심리 상담이나 치료 등을 지원하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공무원은 모두 감정노동자들이며 폭언이나 폭행 등에 무방비하게 노출되어 있다. 적은 월급이지만 그보다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조금 더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배려하기를 소망해 본다.

이렇게 힘든 날을 보내도 가끔씩 “잘 설명해 줘서 고마워요”라는 인사에, “빨리 처리해 줘서 고맙다”는 말에는 아이들을 야간반에 맡겨 놓은 채 야근한 날들이 전부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

최선을 다해서 정확하게 빨리 처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몇 번씩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지 않을까 자주 고민한다.

전화로 자주 물으시는 가설건축물 신청 서류는 통화가 끝나면 곧장 문자메시지로 내용을 보내드리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공문을 메일로 보내드리기도 한다.

언제나 `좀 더 빨리 정확하게 효율적으로'를 고민한다.

늦은 시간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데리러 간다. 야간반이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는 첫째와 둘째가 야간반에서도 거의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때가 많다.

“엄마~”를 크게 부르며 표정이 밝아지는 아이들을 보면 하루의 노곤함이 다 녹아내린다. “엄마 주려고 그림 그렸어요”라며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나에게 선물을 내민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엄마를 생각하며 기다렸을 아이들에게 미안하면서도 내가 이렇게 보석 같은 아이들과 그 아이들이 주는 보석보다 더 귀한 선물을 받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우리 아이들이 무사함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이라는 또 하루의 선물이 또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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