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열기 전 배달 뛰는 자영업자...직장인은 퇴근 후 온라인 알바
가게 문열기 전 배달 뛰는 자영업자...직장인은 퇴근 후 온라인 알바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12.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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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까지 가구주 부업자 37만명 넘어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에 직장인 부업도 활발



. 서울 동대문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정모씨(38)는 얼마 전부터 가게를 오픈하기 전까지 배달대행 일을 한다. 겨울철이라 맥줏집을 찾는 손님이 적은 데다 최근 대출 금리와 물가까지 가파르게 오르면서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오전 11시께부터 장사 준비를 시작하는 오후 4시 사이 부업에 나선 것이다. 정씨는 "헛웃음 나올 정도로 안 좋다. 적자만 간신히 면하고 있다"며 "임대료와 가족 생활비를 벌려고 배달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적 부담이 높아지자, 정씨처럼 부업 전선에 뛰어드는 가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3분기 생계를 책임지는 가구주 가운데 부업을 하는 이들은 36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약 3만7000명(11%) 늘었다. 전체 부업자(54만7000명)중 67.3%가 가구주다.



물가가 꾸준히 치솟고 금리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자영업자들까지도 아르바이트에 뛰어들고 있다.



노원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37)도 남는 시간을 쪼개 부업을 하고있다. 박씨는 "아이 학원비는 부업 한 것으로 내고 있다"며 "심야 배달을 하다가 졸려서 사고 고비를 넘긴 것도 여러번이다. 지금은 편의점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2년째 샐러드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씨(43)도 "비싸더라도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이 주로 샐러드 가게를 찾는데, 경기가 안 좋으면 타격이 크다"며 "대출 이자도 내고 생활비에도 쓰려고 올해 초부터 주 3일씩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온라인 플랫폼 노동이 확대돼 부업 하기 쉬운 환경이 마련되면서 직장인들도 부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서울의 한 IT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오모(36)씨는 지난해 전자책을 출판해, 한 달에 400만원 가량 벌었다고 한다.



오씨는 "전자책은 종이책을 출판하는 것과는 다르게 진입장벽이 상당히 낮다. 작은 기술만 있어도 다른 사람들한테 그 노하우를 팔 수 있는 플랫폼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씨(35)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김씨는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봐주면서 부업을 하고 있다. 건당 1만5000원씩 받아서 이번 달에는 50만원을 넘겼다""고 전했다.



부업을 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일감을 구할 수 있는 플랫폼도 따라서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인 크몽의 가입자 수는 2020년 2분기 기준 95만명에서 올해 7월 기준 215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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