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이름 바꾸자"…리브랜드 효과 '기대'
완성차업계 "이름 바꾸자"…리브랜드 효과 '기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12.2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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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로 사명 바꾸는 쌍용차,
22년만에 '삼성'과 이별한 르노코리아

사명변경으로 기업 정체성·이미지 쇄신 기대

"동전 양면,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봐"



국내 완성차 업계에 간판 자체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잇따른다. '사명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바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려는 취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극내 완성차 업체 5곳(현대자동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중 2곳은 최근 사명 변경을 완료했고, 1곳은 이를 추진 중이다.



올해 KG그룹에 인수된 쌍용차는 내년부터 'KG모빌리티'로 사명를 바꾼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지난주 한 행사에서 "쌍용차는 팬층이 두껍지만 아픈 역사에 대한 이미지도 있어 이름을 유지할 지, 변경할 지 고민이 많았다"며 "내년 출시하는 신차는 KG모빌리티 브랜드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내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꿀 예정이다. 주주총회에서 상호 및 로고 변경에 대한 동의가 이뤄지면 쌍용차는 지난 1988년부터 이어온 사명을 35년 만에 바꾸게 된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설립된 쌍용차는 신진자동차(1967~1975년), 동아자동차(1975~1986년)라는 사명을 사용하다가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며 쌍용차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경영권이 넘어갈 때나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인수할 때도 이 이름을 계속 사용했다.



곽 회장 말대로 쌍용차는 그동안 오프로드의 명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자로 통했다. 무쏘와 코란도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정통 SUV 브랜드를 굳히는데 성공했고, 쌍용차를 지지하는 팬층 역시 두터웠다. 그러나 주인이 여러 번 바뀌고 판매량이 줄어 경쟁력이 악화됐다는 것은 쌍용차의 최대 약점이다.



내년 주총에서 사명이 교체되면 쌍용차는 신차 출시를 통해 SUV시장에서 다시 승부수를 띄운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에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U100를 시작으로 2024년 신형 코란도 'KR10', 전기 픽업트럭 'U100 스포츠' (가칭) 등을 시장에 연이어 내놓는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올해 3월 사명에서 '삼성'을 떼내고 대대적인 혁신을 예고했다. '삼성' 브랜드 계약 유예기간 종료에 따른 것이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사명을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바꿨다.



이로써 2000년 르노그룹이 경영권을 차지하며 사명이 된 르노삼성은 22년만에 뒤안길로 사라졌다. 당시 사명 변경을 놓고 업계에선 현대차와 기아가 사실상 독점한 국내 완성차 시장의 위기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첫 한국 방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우리 위치를 확실히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사명 변경이 한국 시장에 대한 르노그룹의 포부를 반영했다고 언급했다.



일부에선 수 십 년간 이어온 사명을 바꾸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간판 교체는 판매 실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르노코리아의 올해 1~11월까지 판매량은 15만996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했다. 이중 중형 SUV인 QM6와 소형 SUV XM3가 판매 실적을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하며 적자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자동차에서 사명을 바꾼 기아는 올해 1~11월 판매 실적이 266만3734대다. 이는 전년 동기(256만8091대) 3.7% 증가한 수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명 교체는 동전의 양면 같지만 최근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며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새로운 이미지를 찾아 앞으로도 사명 변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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