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가는 청주시의회 여야관계 시민부터 바라봐야
파국으로 가는 청주시의회 여야관계 시민부터 바라봐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2.12.22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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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청주시의회 여야의 대립이 점입가경이다. 여야 동수인 의회에서 힘겨루기 대결 구도가 형성된 나머지 여야 갈등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본관동 철거 문제를 두고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소통과 협치는 완전히 실종됐다. 내년 예산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여야의 싸움만 지켜봐야 하는 시민의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청주시의회는 지난 21일 새 청주시청사건립 부지에 있는 옛 시청 본관 철거 문제를 둘러싼 여야 대립 속에 정례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아 의결 정족수가 성립되지 않았고, 자정을 지나 정례회는 자동폐회했다. 시의회는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민주당의 의석수가 21석씩으로 같아 어느 당에서 한명이라도 출석하지 않으면 안건을 의결할 수 없는 구조다.

국민의힘은 내년도 일반·특별회계와 함께 본관 철거비 17억4200만원이 들어 있는 기금운용계획은 통과시키되 시민 여론조사와 문화재청 협의 이전에 철거비를 집행하지 않는 방안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은 본관 철거비를 뺀 기금운용계획 수정안을 만든 뒤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처리하자고 역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양당은 이후에도 일반·특별회계 우선 처리 등의 제안을 주고받았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시의회 파행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민주당이 수적 우위에 있는 도시건설위원회는 지난 14일 본관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문화재청 협의가 우선이라며 철거비를 전액 삭감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이 1명 더 많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표결 끝에 이 예산을 전액 되살렸다. 결국 공은 본의회로 넘어갔으나 예산 부활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출석을 거부하면서 파행됐다.

민주당은 이탈표를 막기 위해 임정수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제정경제위원회실에 감금하는 일까지 벌였다. 임 의원을 감금한 민주당 의원들은 그를 설득하는 동시에 밖에서는 문을 지키고 선 모습을 연출했다. 지난 2020년 11월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서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집무실에 갇힌 상황과 데자뷰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시의회는 22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었다. 핵심 쟁점인 시청사 본관동 철거를 둘러싸고 서로 의견차를 좁히기는커녕 갈등의 골이 더욱 패이는 양상이 계속됐다.. 김병국 의장 주재로 이범석 시장까지 참석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치가 지속되다 오후에 속개된 본회의에 임 의원이 참석하면서 의결정족수를 가까스로 넘겨 기금운용계획을 포함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이번 사태에서 시의회 여야는 당리당략으로 시민을 생각하는 소통과 협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시민의 삶과 직결된 예산안이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사상 초유의 준예산 체제를 맞을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을 맞을수도 있었다. 여당은 야당과 협치와 소통을, 야당은 예산 심의에 앞서 시청사 본관동 철거가 이범석 시장의 공약이었다는 점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려야하는 입장을 생각해보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여야의 극한 대치가 되풀돼 시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도록 집행부는 물론 시의회 여야가 소통과 협치에 더욱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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