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오르고 국민 혈압 더 오르고
국민연금 오르고 국민 혈압 더 오르고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12.13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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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정부가 현행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025년부터 매년 0.5%p씩 높여 2036년에는 15%까지 올리겠다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았다.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도 향후 2033년까지 65세(현행 62세)에서 5년마다 한 살씩 더 올려 2048년에는 만 68세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외에 매년 0.2%p씩 30년에 걸쳐서 보험료율을 미세하게 올려가는 방안과 매 3년이나 5년마다 1%p씩 계단식으로 올려가는 방안도 뒤적거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어떠한 방안이든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자'는 것이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의 골자다. 현재 분위기상 정부는 개혁안을 밀어붙일 태세다.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은 보험료율을 15%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해서 2057년으로 예상되고 있는 기금소진 시점을 최대 2073년까지 늦춘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 최대 적립기금을 기존 1778조원에서 3390조원으로 2배 늘리고 국민연금이 적자로 전환되는 시점인 2042년을 2056년까지 14년 더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동안 국민연금을 악착같이 걷어 수익을 냈을 때는 자기들만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다가 이제 와서 손실이 발생하고 머지않아 부도가 날 것 같으니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안기려는 얄팍한 수다.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은 가뜩이나 경제 불황으로 먹고 살기도 빠듯한 영세·중산층 국민들에게 소득이 끊기게 될 60대 노후 걱정까지 짊어줬다. 특히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월급에서 국민연금을 꼬박꼬박 강제로 뜯기고 있는 직장인들은 허탈감에 혈압이 솟구칠 지경이다.

퇴직하고 62세부터는 국민연금이라도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더니 정부가 갑자기 수령나이를 65세로 늘렸다. 정부 정책이니 어쩔 수 없다 싶어 65세까지 기다리려고 했더니 또 연금 수령나이를 68세까지 늘린다고 한다. 독재 공산국가도 아니고 민주국가에서 너무도 분통이 터진다. 이럴 바에는 국민연금 강제가입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백 번 천 번 낫다. 연금을 68세에 받기를 원하는 사람만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된다.

노후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니까 그동안 낸 국민연금을 이자까지 쳐서 모두 돌려달라는 일각의 주장도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절대 그럴 수 없다'에 한 표를 던진다. 이미 그동안 국민들이 열심히 부은 국민연금이 거덜 날 직전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강제성이 있다 쳐도 국민들이 수십년 간 열심히 붓고 있는 국민연금은 수입이 끊긴 노후에 조금이나마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저축이자 보험이다. 하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람의 목숨이고 그것이 인생사다. 그래서 열심히 저축해 놓은 국민연금을 내어 주겠다는 68세는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돈도 건강할 때 쓸 수 있어야 보람을 느끼고 가치가 있다. 병들어 요양병원에 누워 골골 대고 있을 때 국민연금을 받고 싶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결론적으로 이번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은 초등학교 산수 놀음에 지나지 않는다.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쉽게 답을 구할 수 있는 모수개혁일 뿐이다. 앞으로 닥쳐올 국민연금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정부는 땜질식 개혁으로 선량한 국민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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