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챙기는데 여야 없다
밥그릇 챙기는데 여야 없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2.12.06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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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여야 국회의원들이 내년도 정부예산 합의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으르렁대며 싸우고 있다.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주택 분양 확대, 용산공원 조성, 청와대 개방,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 행안부 경찰국 설치 예산을 모조리 깎아 버렸다.

반면 지역화폐와 임대주택 등`이재명표 예산'은 여당의 반발 속에서도 대폭 증액시켰다.

여야가 격하게 대치하다보니 민생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도 내년도 정부예산 합의는 법정 시한을 넘겨 버렸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여야 국회의원들이 갑자기 화기애애(和氣靄靄) 모드로 급전환한 협상 테이블이 있었다. 의정활동 홍보예산, 의원실 인건비, 국회의원 외교 활동비, 개별 토론회 지원비 등 내년도 국회 운영예산을 합의하는 자리였다.

정부는 내년도 국회 운영예산을 올해보다도 168억 원이 많은 7167억 원으로 늘렸다. 그럼에도 여야는 보좌진 호봉과 수당 등을 50억 원 가까이 올리고 의원들이 개별로 여는 토론회·세미나 생중계 예산도 51억 원 더 올리기로 했다.

유튜브 의정활동 예산도 6억 원 추가했고, 국회 식당이 음식물 냄새로 찌들었다며 환기시설 예산 7000만원도 껴 넣었다. 각종 특위운영과 의원 해외출장비 등도 50억 원 넘게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하물며 어떤 의원은 허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개당 1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국회의원 의자까지 교체해 달라고 떼를 쓴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각종 법안과 예산을 놓고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자신들의 밥그릇 앞에서 만큼은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마치 한 가족인 냥 손발이 척척 맞는 기적을 일으킨다.

민생경제는 극한 위기상황을 맞아 파탄 지경인데도 세비 반납은 고사하고 국회의원 자신들의 활동비와 식구들을 챙기기 위한 합의에는 비굴할 정도로 얼굴이 두껍다.

과연 그들이 국회의원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그토록 아동 바동 예산을 늘려야 할 정도로 운영비나 활동비가 부족한 걸까?... 그래서 국회의원 월급(연봉), 혜택, 특권 등을 조목조목 따져 보았다.

국회의원의 월 평균 수입은 수당, 상여, 경비 포함 약 1300만원에 이른다. 연봉으로 치면 1억 5000만원을 능가한다. 국회의원 사무실은 1인당 149~163㎡(45~49평)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사무실 각종 경비는 약 800만원 가까이 지원되고,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도 매월 150만원 가량 지원된다. 해외 출장비도 넉넉히 지원된다. 보좌진들의 연봉도 6~7000만원이 지원되고, 가족수당도 매월 배우자 4만원, 자녀 1인당 2만원씩 지급된다. 그 가족들은 무료로 병원진료도 받을 수 있다.

국회의원을 그만둬도 월 최대 120만원의 연금이 나온다. 국회의원도 엄연한 국가 공무원이고 국회는 그들이 열심히 일해야 할 직장이다.

그런데 회기 중 국회에 출석하지 않아도, 또 4년간 단 한 건의 법률안을 발의하지 않고 놀고먹어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온다. 이래저래 따지면 국회의원에게 1인당 매년 소요되는 국민 혈세는 평균 7억 이상이다. 여기에 후원회를 통해 매년 1억5000만원까지 정치자금을 모을 수 있고,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까지 있다.

그런데도 뭐가 더 부족하다고 국민 혈세를 내 돈처럼 마구 가져다 쓰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인지 도통 양심들이 없다.

이런 이유로 도저히 국회의원을 국회의원이라고 부르기가 싫다. 그래서 `국개의원'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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