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종목 배분 재검토 필요하다(2)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종목 배분 재검토 필요하다(2)
  • 김헌일 청주대 스포츠건강재활전공 교수
  • 승인 2022.12.01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김헌일 청주대 스포츠건강재활전공 교수
김헌일 청주대 스포츠건강재활전공 교수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계획의 가장 큰 문제는 종목 배분이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말 그대로 17~25세의 대학생, 대학원생만 대상이 되는 대회이며 공식 종목이 가장 보수적인 편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며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은 국가다. 우리에게 `대학생'이 흔한 국가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어떤가?

1970~80년대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학생은 엘리트 집단이라는 인식이 컸다. 해외 국가들은 여전히 이 인식이 지배한다. 따라서 이들 엘리트의 건강은 소중한 국가 자산이기에 부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종목은 이런 배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때문에 세계 최고 대중 스포츠인 축구는 물론 유럽의 제2 인기스포츠인 핸드볼, 격투기 중 시장이 가장 큰 레슬링, 복싱도 공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배구,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처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있어 신체접촉이 어려운 스포츠나 유럽 귀족 스포츠인 양궁, 펜싱, 건강 유지를 위한 서구의 대표적인 스포츠인 육상, 수영, 체조가 포함돼 있다. 일본, 대한민국이 국제무대에서 중요 국가로 떠오르며 유도와 태권도가 포함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대학 교육이 보편화된 미국의 경우 이례적인 사례다. 대학스포츠인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경기가 웬만한 프로 스포츠를 능가하는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기원한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은 미국 메이저 프로 스포츠다. 그러나 지난 한 세기 미국 지배 하에 있거나 미국의 영향력에 의존했던 일부 국가에서나 행해질 뿐 세계화는 멀었다. 그나마 농구가 필리핀, 한국, 일본 등 일부 아시아 국가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 등에서 인기가 있어 유니버시아드의 공식 종목으로 채택됐을 뿐이다.

그런데 충북은 유도, 태권도, 체조, 농구, 배드맨턴을 가져왔다. 유니버시아대회의 가장 알짜 공식 종목인 육상, 수영(경영, 다이빙 등 포함)과 선택 종목의 축구는 세종, 대전, 충남이 나눠가졌다. 더구나 개회식과 폐회식마저 대전과, 세종에 빼앗겼다. 심지어 선택 종목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조정'이 포함됐다.

왜 충청북도는 `조정'을 선택했을까? 그러나 타당성 조사서에서는 밝힌다. 대회 사업비의 53.1%에 해당되는 지방비는 4개 지자체가 1/n로 동등하게 부담한다는 원칙이다.

비록 타당성 조사 당시 최초 대전이 신청했다고는 하지만 이번 최종 선택 종목에서 e-스포츠가 빠진 것은 그 경위가 궁금하다. e-스포츠는 최근 10여년 전통적 글로벌 스포츠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는`핫이슈'다. 마치 축구 플레이어의 성지가`브라질'로 인식하는 것처럼 대한민국은 e-스포츠 플레이어의 성지로 인식된다. 주요 소비자는 대학생 연령의 젊은 세대다. 당연히 그 어떤 종목보다 경제적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스포츠 종목처럼 특별한 시설을 위한 대규모 시설 투자도 필요없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대한민국에서는 당장 청주에 있는 지역 방송사의 공개 스튜디오만 있어도 대회 개최가 가능하다. 이는 소비 경로가 인터넷 기반이기에 가능하며 소위`가성비'인 경제적 효율성도 최고 수준의 종목이다.

따라서 아직은 계획 단계인 2027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전면은 아니더라도 일부 재검토 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시간이 5년도 채 안 남았는데, 계획 수정이 뜬구름 잡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뒷짐 지고 훈수나 두려는 전형적인 부정적 발상이다. 실제 인천 아시안게임이나 평창 사례를 보면 아직 우리에게 시간이 있다. 충청북도가 이번 유니버시아드를 합리적이며 지혜롭게 개최에 참여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