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위한 노래 두 번째 이야기
우주를 위한 노래 두 번째 이야기
  • 노동영 변호사
  • 승인 2022.11.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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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포럼
노동영 변호사
노동영 변호사

소설(小雪)이 지났으니 이제 만추의 끝자락과 초겨울의 문턱에 와있습니다. 농촌과 시가지 사이의 집 옥상에 오르면 불빛이 적어지고, 추워진 밤하늘이 맑아 별 보기가 아주 좋습니다. 같은 계절의 매일 보는 별이 똑같은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달라지는 별자리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봄과 가을의 별자리는 대표적인 별자리 한두 개를 빼면 별 특색이 없는데, 여름철 별자리는 은하수와 별똥별 그리고 백조자리 등 무수한 별들이 빼곡하고, 겨울철 별자리는 특히 하늘이 맑아 큰개자리, 황소자리, 오리온자리 등 큼직하고 아주 밝은 별들이 다양하게 보여 알고 보면 매우 신비롭습니다.

지난 2020년 8월 27일자 이법전심 코너에서`우주를 위한 노래'를 게재하였는데, 쓴지 2여년이 지난 것 그대로를 시와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곱씹어 보고자 합니다.

“여명을 가슴으로 맞으며 / 개밥바라기와 그믐달을 / 꿈으로 빚은 적이 있나요”

추운 겨울 가끔 잠들지 못하거나 일찍 잠들었다가 새벽에 깨어 밖으로 나가면 오롯이 우주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면 보통은 그 계절에 늦은 저녁에나 보던 익숙한 별자리가 아닌, 처음 보는 것 같은 별이나 다른 계절의 저녁에 보는 별이 하늘을 수놓고 있습니다. 계절마다 같은 시간대에 매일 보이는 별은 지구의 공전의 결과이고, 하룻밤의 시간대마다 달리 보이는 별들은 지구의 자전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새벽이나 동트기 전의 밤하늘은 낯선지라 개밥바라기(금성)와 그믐달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이러할 때 우주를 대하는 마음은 더 간절해집니다.

“오리온의 삼중성과 / 황소의 플레이아데스성단으로 / 자신의 눈동자가 / 우주가 되진 않았나요”

겨울철 별자리의 왕인 오리온자리가 동남쪽 하늘에서 떠오릅니다. 동남쪽 하늘을 다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마름모 안의 나란한 삼중성이 신비롭습니다. 맨눈의 한계로 자세히는 보이지 않아 옆을 보면서 흘겨 보면 삼중성의 모습이 도드라집니다. 또 오리온자리에 이어 동쪽에 떠오르는 황소자리는 주황색의 1등성 알데바란과 별들의 집단인 성단을 대표하는 플레이아데스성단이 유명합니다. 우리의 맨눈으로 가늠하기 힘든 거리의 별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우주를 대하는 순간 눈동자에 담긴 것이 곧 우주입니다.

“작은곰의 북극성 앞에서 / 흔들리는 그대와 / 큰곰의 북두칠성에서 / 흐린 그대의 눈을 / 말끔히 씻어냈나요”

북극성을 찾을 수 있다면 정북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북극성은 늘 그대로입니다. 곧은 생각이라도 흔들리기 쉽습니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북극성을 보고 계속 다짐합니다. 북두칠성의 국자모양 손잡이에 해당하는 미자르 별은 고대에 시력을 측정하는데 쓰였습니다. 눈이 밝고 맑아야 북두칠성을 온전히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의 눈이 흔들리지 않고 맑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별똥별에 / 삶을 위한 기도를 하기엔 / 별똥별이 너무 빠르지 않던가요.”

그토록 좋아하는 밤하늘을 매일 올려다 보면서 별똥별을 본 것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인데, 정작 갑작스레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별똥별을 마주할 때는 황홀하고 신기해서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단 한 번도 소원을 제대로 빌어본 적이 없습니다. 별똥별을 보는 찰나가 생각이 없는 상태이니 번뇌가 없는 순간입니다.

꼭 별똥별이 아니더라도 파울로 코엘료가`연금술사'에서 말했듯이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을 깊게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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