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심화 … 집주인 乙 시대
역전세난 심화 … 집주인 乙 시대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2.11.2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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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비에 이사비.관리비까지 지원
고금리탓 이자부담 ↑ 월세 선호 … 세입자 구하기 `별따기'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최근 청주지역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세입자 구하기에 애를 먹고 있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임차인이 집을 비우기로 했는데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을 계속해서 낮추고 있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세 물량은 넘치는데 전세 수요는 감소해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집주인이 을(乙)인 상황이되자 급기야 복비와 이사비 지원, 관리비까지 지원하겠다는 글을 올린 집주인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세입자를 모시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온다.

부동산 커뮤니티의 한 글쓴이는 “세입자의 계약 만료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집을 보러오는 사람은 없고 기존 세입자는 만료일에 돈을 줄 수 있냐고 독촉을 해오고 있어 대출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2년 전보다 전세가격이 떨어져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워진 `역전세난'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전셋값이 떨어지는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청주 흥덕구 가경동의 자이아파트 전용면적 84㎡은 올 6월만 해도 4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지만 10월에는 3억7000만원대까지 빠졌다. 반년도 안돼 1억원 넘게 빠진 것이다.

높아진 금리로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주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을 내놓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높은 금리 때문에 세입자들은 월세를 더 선호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라 거래가 많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매물도 쌓이고 있다. 27일 현재 청주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2411건으로 한 달전(2250건)에 비해 161건이 늘었다.

문제는 전세가격이 반등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청주를 비롯한 충북의 전세수급지수도 10월 다섯째주 94.1까지 떨어졌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다는 의미인데 지난 7월 셋째주 이후 계속 100을 밑돌고 있다.

전셋값이 급락하고 역전세난의 확산하면 집값 폭락기가 본격화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계속 떨어져 역전세난이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지 않고 오래 지속될 경우 가격 지지선 역할을 해줘야 할 전세가격이 오히려 매매가격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 매물이 쌓여가고 전세대출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최근 전세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전세가율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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