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아들도 24살에 ‘최고의 별’ 우뚝
아버지도 아들도 24살에 ‘최고의 별’ 우뚝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2.11.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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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 MVP … KBO리그 최초 `父子 MVP'
프로 데뷔 6년만에 쾌거 … 타격 등 5개 부문 석권도
“이종범 아들로 살아왔는데 이젠 이정후로 야구할 것”

 

1994년 아버지가 섰던 그 곳에, 28년 후 아들이 섰다.

`바람의 가문'이 KBO리그 40년 역사에 `부자(父子) 최우수선수(MVP)'라는 새 이정표를 남겼다.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시상식에서 MVP 수상자로 호명됐다.

프로야구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107표 중 104표를 얻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견 여지 없는 최고의 선수였다.

이정후는 142경기에서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타율 1위를 차지하면서 타점, 안타(193개), 출루율(0.421), 장타율(0.575) 등 5개 부문을 석권했다.

타격 5관왕의 탄생은 2010년 7관왕에 올랐던 이대호(은퇴) 이후 12년만이다.

이정후가 MVP를 수상하면서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부자 MVP가 탄생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는 데뷔 2년 차이던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소속으로 뛰며 타율(0.393), 안타(196개), 득점(113점), 도루(84개), 출루율(0.452) 1위에 올라 MVP까지 거머쥐었다.

24살에 MVP에 선정됐던 아버지처럼, `24살의 아들' 이정후가 프로야구를 호령하는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프로 데뷔 6년 만에 이룬 쾌거다.

2017년 넥센(현 키움) 1차지명으로 프로야구에 뛰어든 이정후에게는 곧바로 `바람의 손자'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만큼 `바람의 아들'로 불리며 프로야구를 휘저었던 레전드 아버지 이종범 코치의 존재감이 컸다.

기대와 우려 속에 KBO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아버지의 그늘에 갇히지 않았다.

데뷔 첫 해 신인 최다 안타(179개), 최다 득점(111개) 신기록을 작성하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당당히 새겼다. 아버지는 품지 못한 신인상까지 따내며 `이종범 아들'의 꼬리표를 떼어냈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까지 더해졌다.

일찌감치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이정후는 매년 더 성장하는 모습으로 주변을 더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해는 타율 0.360으로 시즌을 마쳐 타격 1위에 등극, 데뷔 후 첫 타이틀 홀더의 꿈을 이루기도 했다.

이정후의 `진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는 장점이던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장타력까지 보완해 `완전체' 타자로 또 한 단계 올라섰다.

24살에 전성기를 열어젖힌 이정후의 성공 가도는 이제 시작이다.

가장 빛나는 트로피를 품은 이정후는 “항상 아버지의 아들로 살아왔는데, 오늘을 계기로 내 야구 인생은 내 이름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도 아버지의 인생을 어머니와 함께 잘 사셨으면 좋겠다. 어머지는 내가 옆에서 잘 지켜드리겠다”고 웃은 뒤 “동생과 (고)우석이는 너희들이 알아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며 여동생과 결혼하는 LG 트윈스 고우석을 향한 짖궂은 농담 속에 응원을 담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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